[파커’s 크립토 스토리] 최근 몇년간 전통 결제 회사들의 고민이 깊습니다. IT 플랫폼 기업이 금융 및 결제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경쟁이 격화된 탓입니다. 파이는 그대로인데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 신흥 경쟁 업체가 들어오니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접촉 산업 수요 증대와 데이터 3법 발효 이슈로 한숨 돌리게 된 분위기지만,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전통 결제 회사의 고민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결제사의 생존전략…암호화폐 시장까지?

결제사들의 생존전략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바로 ‘디지털’과 ‘플랫폼’입니다. 곧, 지금의 IT 플랫폼 기업이 가지는 장점을 결제사들도 가져가겠다는 것입니다. 최근 결제사들의 디지털 간편 결제 도입·마이 데이터 산업 활성화 준비 등이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주고 있죠. 기존 결제 사업을 기반으로 타 업종을 키워나가겠다는 전략도 눈에 띄는 움직임입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결제의 디지털화와 플랫폼화를 꿈꿀 순 없을까요. 이에 대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페이스북 주도의 암호화폐 리브라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 테라가 생각날 수 있겠죠. 하지만, 최근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 프로젝트가 인기입니다. 바로 결제 기반 업체 다날의 자회사 다날핀테크가 위탁 운영 방식으로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플랫폼 페이 프로토콜입니다.

#페이 프로토콜, 가장 큰 장점은 ‘직관성’

방금 소개한 것처럼 페이 프로토콜은 제도권 결제 업체가 추진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입니다. 문제는 제도권 업체의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대한 업계 인식입니다. 2017년을 기점으로 가뜩이나 스캠 프로젝트가 난립하고 있는데 제도권 업체가 자금 모집을 이유로 시장에 진입하니 좋게 볼 이유가 없죠. 여기에 블록체인의 탈중앙 정신이 겹치면서 중앙화 기반 제도권 기업 인식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페이스북이 주도한다는 리브라조차도 백서 공개 당시 기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에게 환영 받지 못했으니까요. 만약 해당 제도권 업체가 ICO(암호화폐공개)를 실시하기라도 하면 인식은 최악이 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페이 프로토콜은 우선 최악은 피하고 시작했습니다. 2019년 4월 프로젝트 출시와 동시에 ICO를 거치지 않고 상장을 단행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출시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해당 프로젝트가 좋은 쪽으로 언급되지는 않습니다. 페이 프로토콜의 경우, 출시 직후보다 되레 2020년 들어 긍정적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가장 많이 지목된 포인트는 ‘직관성’이었습니다. 먼저 자사 결제 네트워크를 활용해 페이 프로토콜 가맹점을 늘렸습니다. 가맹점 리스트에는 스타벅스·CU편의점·KFC·BBQ·도미노 피자·세븐 일레븐·달콤 커피 등을 추가하며 대중성을 확보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늘린 페이 프로토콜이 늘린 가맹점 수는 6만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돋보이는 이벤트 추진도 이용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한몫 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2월에는 ‘페이코인 이용 시 BBQ 치킨, 도미노 피자 반값 이벤트’를 잇따라 진행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앱(App) 사용법의 간편함이 직관성에 기여했습니다.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사용 편의성의 부재로 실생활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페이 프로토콜은 입금 후 바코드 결제라는 간단한 과정을 밟습니다. 이러한 직관성으로 인해 페이 프로토콜은 4월 기준 가입자 수 40만 명, 누적 결제액 100만 달러를 넘어서게 됩니다. 비슷한 시기 코인 가격도 약 2배 가량 덩달아 상승했습니다.

#쟁점1: 제 살 깎아먹기 구조?…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이쯤 되면 페이 프로토콜의 수익 모델이 궁금해집니다. 페이 프로토콜 측에 따르면 페이 프로토콜의 비즈니스 모델은 네트워크 수수료입니다. 월렛 간 송금에는 페이 코인을 보내는 사용자가 0.1%의 수수료를 부담(최대 100페이 코인)하며, 결제 거래에는 가맹점이 0.2%의 수수료를 내는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또한 블록체인을 통해 기존의 결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전통 결제의 경우, 가맹점을 보증해주는 중계 업체인 PG사와 단말기를 통한 카드 중계 역할을 수행하는 VAN사 등이 결제사와 소비자 사이에 개입합니다. 이러한 절차는 결제사 입장에서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수익 축소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게 페이 프로토콜 측의 설명인 것이죠.

다만 지금의 수익 모델만으로는 페이 프로토콜의 토큰 이코노미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수수료를통한 실질 수익에 비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위탁 업체인 페이 프로토콜이 짊어져 자칫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를 위해 다날 측에서 결제 편의성 증대를 목적으로 간편 결제 통합 플랫폼인 ‘다모음’을 출시하고, 페이 프로토콜 자체적으로도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투자자들의 의심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눈치입니다. 또한 결제 프로젝트가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는 점도 향후 변동성 확대 시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리브라는 법정화폐 지급준비금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지향하고 있죠. 그와 달리 변동성을 받아들인 페이 프로토콜은 하락 사이클을 맞이했을 때도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쟁점2: 운영방식이 기존과 유사?…블록체인 붙이는 의미 있을까

한편 암호화폐 운용을 제외하면 기존 제도권 결제사와 다를 게 없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특히 페이 프로토콜은 블록체인 운영 관점에 있어 중앙화 방식을 지향합니다. 처음부터 “결제 데이터에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퍼블릭 블록체인보다 사용자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프라이빗 블록체인인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죠. 패브릭에서는 ‘채널’이라는 기능을 통해 허가된 블록체인 참여자의 권한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페이 프로토콜은 이를 통해 개인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기존처럼 정보를 중앙이 쥐고 있는 셈입니다. 효율성 측면에선 장점이 될 수 있으나, 블록체인의 탈중앙성과는 확실히 궤를 달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공개한 ‘페이코인 익스플로러’는 이 쟁점의 연장선상에 해당됩니다. 대표적인 퍼블릭 블록체인 중 하나인 이더리움 기반 블록 정보 사이트 이더스캔에 비해 페이코인 익스플로러의 정보 제공이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입니다. 일각에선 “이래서야 포인트와 다를 게 없다”며 “블록체인을 굳이 쓸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페이 프로토콜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조인더 여러분과 페이 프로토콜 투자자 분들을 위해 조인디가 5월 20일 오후 4시 다날핀테크 김영일 팀장을 직접 모시고 AMA(Ask Me Anything)를 진행합니다. 그간 궁금했던 부분과 쟁점에 대해 가감없이 이야기해주세요. AMA는 20일 오후 4시 조인디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진행됩니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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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디와의 전제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