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신지은 기자] # TV 시청을 하지 않는 A가 가전제품 중 TV를 가장 사랑하는 이유

나는 TV를 잘 켜지 않는다. 워낙 바쁜 일상에 TV를 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20년 전이었다면 TV도 보지 않는데 뭐하러 집에 두냐며 이쯤 되면 아마 중고로 팔았을 지 모른다. TV를 통해 전기세 정도는 충당할 수 있는 지금은 효자 가전제품이 됐다. 내가 산 삼성 스마트TV 셋탑박스 안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 내가 TV를 보지 않는 시간에 누군가에게 남는 내 TV의 대역폭을 공유한다. 우리 아파트 어딘가에서 스마트TV로 게임 스트리밍 방송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리라. ‘콘텐츠 제공자’들과 ‘사용자’들 사이에 있던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에게 가던 사용료가 이제 내게로 오는 셈이다. CDN은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복잡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사용자에게 안정적으로 전송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복잡한 건 잘 모르겠고 어쨌든 그 대가로 받은 코인이 쌓이면 꽤 쏠쏠하다. 놀고 있는 TV가 돈을 벌어줄 줄 20년 전에는 상상이나 했겠는가.

# 회사에 늦었을 때 택시 대신 ‘공유차’를 타는 이유

늦잠을 잤다. 회사에 늦었다. 아무래도 차를 빌려타야 할 것 같다. 손에 찬 애플워치로 가능한 차가 있나 주위를 검색해본다. 운이 좋다. 마침 내 앞에 주차되어 있는 차가 공유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뜬다. 애플워치를 운전석 문에 가져다 대니 문이 열린다. 시동도 애플워치에 뜬 암호로 건다. 블록체인 기술 덕에 도난 걱정도 없다. 차를 마음껏 빌려줄 수 있는 이유다. 나도 내가 사고싶은 최신형 자동차를 곧 구매할 예정이다. 내가 차를 타지 않는 시간에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줄 수 있어 할부금은 넉넉히 충당할 것 같다. 생수 한 통이 눈에 띈다. ‘이동하며 드시라’며 차주가 포스트잇을 붙여놨다. 최첨단을 달리는 시대지만 이런 아날로그 메모 한 장에 기분이 좋아진다. 자율주행 기능 덕분에 출근길에 눈을 좀 붙여본다. 주차는 근처 주차장에 해 둔다. 애초에 차주가 차를 찾아갈 수 있는 거리까지만 운행 가능하도록 설정돼 있기 때문에 차주가 차를 찾기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힘들면 집에 갈 때도 이 차를 타고 가야겠다. 

# 해외에서 일하고 싶어진 A가 망설이지 않고 파리로 떠난 이유

내 직업은 전문지 기자. 간단한 옷가지를 챙겨 비행기표를 예약한 후 무작정 파리에 왔다. 이번 주에는 프랑스에 머물며 일을 해 볼 생각이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스마트폰을 연다. 이틀 정도는 파리 시내에 머물러야겠다. 마침 파리 시내 근처에 이틀 간 통째로 예약 가능한 집이 있다. 운이 좋았다. 주인은 잠시 여행을 떠난 것 같다. 예약 버튼을 누르니 자동으로 택시가 온다. 굳이 목적지를 말할 필요도 없다. 근처에 있던 자율주행차가 집 앞까지 데려다 준다. 주인도 나도 불안하지 않냐고? 모든 과정은 블록체인으로 검증된다. 내가 이틀 뒤 할 일은 ‘그냥 문을 닫고 떠나는 것’이면 된다. 결제는 집주인 계좌로 자동으로 이뤄질테니.

우버, 에어비앤비, 카카오택시, 그랩… 전 세계의 화두가 된 ‘공유경제’의 대표 브랜드들이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동킥보드도 공유경제의 일부다.

다만 공유경제의 문제는 ‘신뢰성’이다. 사기 거래, 높은 수수료, 검증되지 않은 사용자 간 폭행 등 불투명한 서비스 제공이 공유 경제의 최대 난제가 되고 있다. 뭘 잘 몰라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범법자가 되는 사용자들도 많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데이터 분석과 검증이 이에 대한 명쾌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신원을 검증하고 개인 간 거래로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열린 삼성개발자포럼에서 유통, 생산, 운송, 건강관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블록체인 솔루션을 폭넓게 선보였다.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세상을 혁신할 수 있는 길은 이미 대기업, 스타트업 할 것 없이 시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