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신지은 기자] “오랜만에 해외 여행을 왔다. 여기는 한국에서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타고 와야 하는 중남미.


오늘은 내가 즐겨보는 드라마가 방송되는 날이다. 애플리케이션을 열고 드라마 스트리밍을 켠다. 스마트폰은 필요없다. 셋탑 박스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이미 탑재되어 있다. ‘한국’ 채널에 접속한다. 시차에 좀 피곤하긴 하지만 이번 회는 꼭 봐야 한다. 세상 참 좋아졌다. 돌이켜 보니 몇년 전만 해도 해외여행에서 끊김없이 국내 소식을 챙기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TV 채널이 없어도 ‘유튜브’를 통해 방송을 시청할 수는 있겠지만 문제는 느린 인터넷 속도였다. 드라마는 커녕 영상 통화를 하려도 자꾸 끊기는 통에 메세지로 만족해야 했다.

요즘은 A앱을 통해서 전 세계 모든 콘텐츠들을 어디서나 끊김없이 볼 수 있다. 비결은 ‘블록체인’이다. A앱은 영상을 시청하는 동시에 남는 나의 대역폭을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수 있다. 역으로 오늘처럼 중남미 사용자들로 부터 공유를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해외여행 올 때를 대비해 평소 집에서 방송을 시청할 때 대역폭을 제공하고 코인을 모아놨다. 여행지에서는 모아놓은 코인을 지불해 끊김없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출처: 슬리버.TV 캡쳐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세타랩스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 ‘슬리버.TV’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미 가능한 이야기다. 슬리버.TV는 E-스포츠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아직은 ‘게임’ 방송이 주요 주제다. 방송을 시청하는 개인이 세타 네트워크 노드가 되어 자신의 컴퓨터 자원과 대역폭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쎄타퓨엘’을 지급받는 개념이다.

최근에는 슬리버.TV 한국어 앱도 출시됐다. 한국에서는 MBN, 판도라TV, CJ헬로 등이 세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같은 논리로 MBN의 방송을 시청하면 고화질의 빠른 방송을 볼 수 있다. 대역을 공유하는 대가로 보상도 받는다. 미래에는 기존의 ‘유튜브’ 대신 ‘블록체인이 적용된 유튜브’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을 것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방송을 끊김없이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양념에 불과하다. 대역폭을 공유하고 받은 쎄타퓨엘은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보상으로도 활용된다. 사실 미디어 산업의 가장 큰 복병은 ‘지적 재산권’ 문제다. 오늘날 미디어 소비자들은 다양한 콘텐츠에 ‘자유롭게’ 접근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소비자들이 돈을 주고 콘텐츠를 산다는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는 역설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콘텐츠를 복사하고 배포할 수 있게 된 ‘디지털화’ 때문이다. 미디어의 ‘위기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기존 미디어 대신 유튜브 등에서의 ‘1인 미디어’가 각광받기 시작했지만 기업 광고의 특정 채널 쏠림 현상, 자극적인 콘텐츠들의 무차별 양산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여전히 콘텐츠 배치나 메인 노출은 모두 ‘중앙’을 거친다.

블록체인이 삶에 자리잡은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미디어는 존재할 것이다. 검색 포털에서 눈에 보이는 기사를 클릭하는 방식은 사라지고 내가 미리 ‘구독’해 놓은 큐레이션형 미디어가 대세가 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내 맘대로 색을 바꾸는 냉장고’처럼 나만 볼 수 있는 뉴스 채널을 내가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앙’의 통제를 거쳐 광고를 집행하는 시스템이 아닌, 지금의 초기 구독모델이 더 세밀해진 형태로 변화하는 것이다. 방송국이나 언론사 이름보다 개별 콘텐츠 작성자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

‘1달에 9900원’이라는 프로모션도 어쩌면 마음에 드는 기사에 개별적으로 후원하는 방식으로 바뀔지 모른다. 소비량이 각 콘텐츠에 직접 연결될 수 있어 광고예산 배분도 더 정확해질 것이다. 저작권 침해도 거의 불가능하다.

어쩌면 2030년의 여러분은 모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지 모른다. 


나는 오늘 블록미디어의 ‘블록체인이 바꾸는 세상’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기사가 마음에 들어 2만원 상당의 코인을 보냈다.” (독자)

“블록체인 기반으로 분석해보니 ‘블록체인이 바꾸는 세상’에 사람들이 후원을 많이 하고 있군. 이 기사에만 광고를 실어야겠다.”(광고주)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이 자동으로 저작권 침해를 검증해주니 법정 다툼으로 갈 필요 없이 내 콘텐츠가 보호되는구나.” (콘텐츠 제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