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계층화돼 있고 수직화돼 있는 조직 구조에 익숙하다 보니 같이 ‘가치’를 만들어가는 블록체인 개념을 보지 못하고 있다.”

두나무는 오는 9월 UDC2019(업비트개발자컨퍼런스)를 앞두고 6일 ‘블록체인 무료강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상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우리 사회가 블록체인 기술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노 교수는 블록체인이 사회 문제로 지목되고 있는 ‘(권력) 집중화’, 불신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사회는 현재 있는 문제를 더 나은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기술’에 관심을 기울인다”며 “블록체인은 기술 전반적인 변화에 따라서 언젠가는 나올 수밖에 없는 기술이자 개념, 철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 투자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기술과 본질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데, 이 이유에 대해 노 교수는 지금까지 학습해온 익숙한 조직 구조로 블록체인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지도자 통제 하에 조직을 나누고, 역할을 분담하고 지도자 명령에 따르는 수직적 구조를 학습해 왔으며 그러한 환경에 익숙하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불특정 다수의 능동적 참여에 의해 ‘가치’를 만들어 가는 시스템이다. 블록체인 시스템에는 역할을 나누는 경계도, 특정 지도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노 교수의 설명이다.

대표적 예시가 ‘비트코인’이다. 불특정 다수가 비트코인 시스템(채굴)을 능동적으로 운영하는 주체가 되고, 이들이 직접 화폐를 발행하고 거래를 승인한다. 이에 참여한 보상이 ‘비트코인’이다. 결국 이 시스템을 유지하는 힘은 (불특정) 참여자이고, 이들이 모인 ‘네트워크’다.

실제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이와 유사한 네트워크 방식을 실현하고 있다. 그는 GM과 테슬라를 비교했다. 그는 “GM과 테슬라는 차를 만들고 소비자에게 파는 것 까지는 똑같으나, 그 이후는 다르다”며 “테슬라는 자동차에 장착된 칩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동차의 자율 주행 기능 개선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 이용자는 마치 테슬라를 위해 열심히 운전하며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고, 테슬라는 이를 수집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능을 만들어 간다”고 덧붙였다. 이는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의 경계를 허물어 가고 있는 예시이다.

▲ 노상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블록체인 또한 ‘참여’에 의해 조성된 네트워크 가치가 유지돼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노 교수는 ‘비트코인, 즉 우리가 은행이라는 것!(Bitcoin:We are the Bank!)’이라는 설명 문구와 함께 “비트코인은 오프라인 센터가 없다”며 “비트코인 본점이라는 개념도 없고, 시중 은행에 가서 비트코인 장부를 열어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장부를 확인하고, 비트코인을 채굴해 시스템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블록체인이 가져오는 변화는 중개인·계층·경계 등이 없어지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노 교수는 강조했다. 즉, 비트코인의 예시처럼 중개상의 역할을 불특성 참여자들이 나눠 해결하고 참여자 간 직접 거래가 가능해진다. 또 상사나 부하 직원이 없는 비트코인처럼 계층구조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테슬라 사례처럼 블록체인 시스템은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이 분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이를 한 마디로 그는 ‘조직 없는 조직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물론 블록체인 세상이 바로 오지는 않지만, 이러한 방향으로 계속 갈 수밖에 없다”며 “지금과 같은 조직 구조를 원한다고 해도, 블록체인 방식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 그 이상의 가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세상은 점점 더 ‘조직 없는 조직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글로벌 산업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우리도 블록체인을 적극 실험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수영에 비유를 하며 “물이 차오르고 있어, 수영을 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문제는 수영을 글로 배우고 있는 격인데, 실제 몸으로 부딪쳐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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