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위축, 금융시장 불안 재연 가능성
물가안정에 중점 둔 정책기조 지속해야
금융·외환시장 안정 각별히 유의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 적극 시행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일 “금리인상 영향이 본격화 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올해는 어느 해 보다 더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국내에서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관련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해야 한다”며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하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관계당국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정책대응 방안을 조율해 나가야 한다”며 “앞으로도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우리의 역할에 대해 보다 진취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가 성장둔화에 공급망 재편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복합위기의 가능성이 대두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두운 면, 부정적인 측면만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영어 속담인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모든 구름의 뒤편은 은빛으로 빛난다, 괴로움 뒤에는 기쁨이 있다)는 말을 인용해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에서 희망적인 부분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급등하면서 일부에서는 과거 위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그간 여러 위기를 극복해 오는 과정에서 환율이 점차 안정되면서 우려와는 달리 외환부문의 불안이 완화됐는데, 이는 우리가 위기 발생 가능성은 경계하되 지나친 우려로 지레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사상 최대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난해 무역수지에 대해서는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기도 했다”며 “반도체 수출이 단가하락으로 부진했지만, 여타 주력 품목들은 지난해 증가를 이어간 점에 비추어 볼 때 대외여건이 회복되면 무역수지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금리 환경 역시 높은 가계부채의 수준을 낮추고 부채구조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부동산 관련 금융은 오랫동안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관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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