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현지시간 3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객관적 정황은 조셉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지만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일단 가장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바이든의 승리를 예고한다. 1일 공개된 NBC/월 스트리트 저널(WSJ)의 등록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을 52% 대 42%로 10%포인트 앞섰다.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주요 경합주들이 바이든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흑인 등 소수계의 적극적인 사전 투표 참여도 일단은 바이든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플로리다대학 교수 마이클 맥도널드가 개설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유에스 일렉션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편투표 및 조기투표를 마친 유권자는 94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6년 전체 투표자의 68%를 넘는 수치다.

*미국 조기 투표 현황

출처: US ELECTIONS PROJECT

사전 투표 참여자들 가운데 정당 별로는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이 45.3%로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30.4%) 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비율도 23.6%에 달해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투표 당일 얼마나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현장 투표에 참여할 지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지적된다.

암호화폐시장 일각에선 바이든의 승리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에 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공화당에 비해 더 큰 규모의 부양책을 선호하는 민주당 집권시 더 많은 화폐 발행 및 더 가파른 속도의 재정적자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이론적으로 인플레이션 발생과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한 새로운 가치저장 수단을 표방하는 비트코인에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하지만 백악관의 다음 주인이 누가 되든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에 미칠 영향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지닌다. 연방준비제도의 제로 금리 정책은 이번 대선 결과에 관계 없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초저금리 정책은 달러 가치를 압박할 뿐 아니라 잠재적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한다. 비트코인의 장기 강세 전망은 이를 기반으로 한다.

선거를 앞두고 대두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가능성은 최근 시장에 불확실성을 제기했다. 증시는 하락했고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는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33개월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

그러나 미국 대선 이후 혼란 우려는 이미 시장에 일부 반영됐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뉴욕 증시는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반등했다. CNBC는 미국 증시가 지난주 큰 폭 하락한 것은 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급락 위험을 줄여줬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선 결과가 드러날 때까지 단기적으로 전통시장은 물론 암호화폐시장도 관망세를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eToro의 분석가 사이몬 피터스는 코인데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미국의 선거가 끝나고 상황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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