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동안 암호화폐 기업 M&A가 82억 달러에 달했다고 2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트럼프의 친 암호화폐 정책에 힘입어 올해들어 M&A 거래 규모는 이미 지난해 전체 거래의 세 배를 넘어섰다. 이같은 추세라면 2021년 기록한 170억 달러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 기업 M&A 봇물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 자산을 적극 수용하면서 미국 내 암호화폐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주 수요일 비트코인 기업 ’21캐피털(Twenty One Capital)’은 36억 달러 규모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해 상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21캐피털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와 일본 소프트뱅크(SoftBank) 등의 투자를 받아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하고, 회사채를 발행해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다.
에릭 리슬리(Architect Partners 창립자)는 “전통 금융사와 대형 암호화폐 기업들이 다시 성장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며 “M&A가 주요 성장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드디어 상황이 바뀌었다는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시대, 암호화폐 규제 완화 기대감 확산
21캐피털의 합병 발표는 최근 두 달 새 1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이뤄진 세 번째 암호화폐 거래다.
리플 랩스(Ripple Labs)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회사 히든로드(Hidden Road)를 12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고, 크라켄(Kraken)도 15억 달러에 선물 브로커 닌자트레이더(NinjaTrader)를 인수했다.
암호화폐 금융회사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도 오는 5월 나스닥(Nasdaq) 직상장을 앞두고 있다. 갤럭시 디지털은 현재 토론토 증시에 상장돼 있으며, 이번 나스닥 상장을 통해 미국 내 투자자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번 기회에 친 암호화폐 규제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고 라인 밀러(Lowenstein Sandler 공동대표)는 분석했다.
2025년 암호화폐 M&A, 역대 최대 기록 전망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총 88건, 82억 달러 규모의 M&A 거래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거래금액 대비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올해 거래액이 2021년 기록한 17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비트코인 최강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친 암호화폐 성향의 규제기관 인사를 임명하고, 공화당 주도의 의회도 디지털 자산 규제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비트코인 재무적 투자 전략 확산
21캐피털은 약 4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매입을 시작으로 5억8500만 달러를 조달해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테더와 비트파이넥스(Bitfinex)가 이 회사의 주요 주주가 될 예정이다.
21캐피털은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의 스트래티지(Strategy)가 주도한 ‘비트코인 금고 전략’을 따를 예정이다. 이 전략은 △비트코인을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추가 매입을 위해 부채를 활용하며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가격 변동 위험
일부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강력한 후원자들을 보유한 21캐피탈이 스트레티지의 강력한 도전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투자자들의 이러한 열정을 반영하듯, 21캐피탈과 합병할 스팩인 캔터 이쿼티 파트너스(Cantor Equity Partners) 주가는 거래 소식이 나온 이후 거의 세 배 가까이 급등했다.
단순히 비트코인을 사고 파는 사업 모델은 위험하고 지속 불가능하다는 경고도 있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스트래티지는 지난 1분기 비트코인 가격 폭락으로 인해 디지털 자산 보유액에서 59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테슬라도 비트코인 보유액에서 시가평가 기준 1억2500만 달러의 손실을 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2021년에 비트코인 매수를 처음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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