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이후 접촉 전무…집권 1기때도 ‘불편한 관계’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6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짤막한 첫 인사를 나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장례미사 시작전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장례미사가 끝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몇명의 (각국) 정상들과 좋은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파울라 핀호 집행위 수석대변인은 출입기자단에 “짧은 대화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추후) 회동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오늘은 아니며, 당장은 알릴 세부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0일 취임한 이후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기 위해 한 차례 전화 통화를 했으나, 정작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소통이 전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EU 회원국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청한 것과 대조된다.
현재 EU가 미국과 관세를 둘러싸고 갈등과 협상을 반복하는 중요한 국면이라는 점에서 정상 간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EU 내부에서 꾸준히 나왔다.
정상 간 담판을 짓는 ‘톱다운 (Top Down·하향식) 협상’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하면 그를 설득하는 것이 협상 속도와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EU 27개국의 무역정책 전권은 집행위에 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협상 관련해서도 러시아에 유리한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당시 모든 수입산 철강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당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끈 집행위가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두 정상은 임기 내내 불편한 관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