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비트코인 연계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본 유입이 하루 9억 달러를 넘어서며 연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외신 코인텔레그래프는 “비트코인 ETF로의 자본 집중은 비트코인이나 기타 암호화폐의 전통적인 방식(단순 비트코인 보유)에서 벗어나 구조화된 금융상품인 ETF, 신탁, 그리고 선물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며 “이는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시험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블룸버그의 ETF 선임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롱(상승 베팅) 상품과 같은 고위험 상품뿐 아니라 금, 현금 등 안정적인 자산으로도 자금을 이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리스크 자산’인지, 아니면 ‘리스크 회피 자산’인지 투자자들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2025년 4월23일, 하루 동안 비트코인 ETF로 들어온 자금은 9억12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연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장기간의 자본 유출 이후 몇 주 만에 강한 상승장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상승세의 반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흐름은 투자자들의 전략적인 자산 재배치를 반영하며, 과거 암호화폐 시장의 투기적 상승 사이클과는 다른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 비트코인 ETF, 자본 흡수 단계 도래 “시장 인식 시험대 올라”
미국이 2024년 1월 현물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 이후 1년여간 12개 이상의 ETF가 시장에 출시됐다. 2025년 연초부터 지금까지 ETF 순유입액은 25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일일 유입액은 1월 6일 9억 7860만 달러였으며, 가장 큰 유출은 2월 25일로, 9억 379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러한 수치는 ETF 자금 흐름이 암호화폐 고유의 단기적 상승세보다는 거시경제적 뉴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의 암호화폐 시장은 레버리지와 펀딩 비율이 주도했지만, 현재의 시장은 비트코인이 헤지 수단인지, 위험 자산인지에 따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유동성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상승 가능성을 제한하며, 한편으로는 안정성을 제공하지만, 투기적 열기를 억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 알트코인 시장 침체, 비트코인 중심의 자본 재편
2025년 상반기에는 이전과 같은 알트코인 시즌이 사라졌다. 과거에는 비트코인 점유율 상승 이후 이더리움과 중소형 코인으로 자본이 분산됐다. 하지만 현재는 ETF를 통한 비트코인 투자에 그치고 있다.
블랙록의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최고의 신규 ETF 상품’으로 선정됐고, 대다수의 자금이 여기로 유입됐다. 이 자금은 유니스왑이나 코인베이스와 같은 중앙화 거래소로 이동하지 않았다.
이러한 ETF 기반 유동성은 안정성을 제공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과 투기를 억제하고 있다. 비트코인 ETF는 금 ETF 붐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데이터 공개와 같은 거시적 변수가 ETF 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투기적 요소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차 제도화되고 계산 가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암호화폐 시장이 과거와 같은 급등과 혼란으로 움직이지 않는 새로운 환경의 도래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