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박현재] 이더리움(ETH)이 모듈러 블록체인 구조로 진화하면서, 서로 다른 롤업(Rollup) 간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 ‘확정(confirmation)’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전체 생태계의 신뢰성과 확장성에 결정적인 요소로 주목된다.
지난달 17일 타이코(TAIKO)가 개최한 ‘베이스드롤업서밋(Based Rollup Summit)’에서 키야오 셴(Keyao Shen) 에스프레소(Espresso)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상호운용성은 이더리움 통합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며, 여러 형태의 확정 구조와 그 한계,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레이어 1.5 아이디어를 공개했다.
# 확정이 중요한 이유…롤업 간 자산 이동은 ‘신뢰’가 관건
셴은 “확정 구조는 상호운용성을 떠받치는 기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5개 롤업(A~E)을 예시로 들어, 한 롤업에서 10 USDC를 소각할 경우 다른 롤업에서 이를 바탕으로 같은 양의 USDC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중지불’과 ‘자산 증발’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레이어 1 기반 확정, 시퀀서 기반 확정, 그리고 공통 시퀀서를 공유하는 베이스 확정 등 세 가지 주요 확정 방식을 설명했다. 이 중 레이어 1은 보안성이 높지만 속도가 느리며, 시퀀서 기반은 빠르지만 여러 체인을 거칠 경우 신뢰 계층이 복잡해진다는 점을 꼬집었다. “특히 시퀀서 체인이 꼬리를 무는 경우, 어느 한 체인이 실제 소각을 하지 않아도 다른 체인이 자산을 발행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 “보안성과 속도의 균형, Layer 1.5가 해법”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셴은 ‘레이어 1.5’라는 중간 계층을 제안했다. 이 계층은 레이어 1 수준의 보안성을 확보하면서도, 새로운 합의 프로토콜을 통해 빠른 확정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
셴은 “Layer 1.5는 완전한 탈중앙화 합의를 가지면서도, 레이어 2처럼 빠르게 상태를 확정할 수 있다”며, “이더리움의 장점인 ‘퍼시스턴스(persistence)’와 시퀀서 기반의 빠른 처리 속도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프레소는 레이어2를 위한 공유 시퀀서를 운용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에스프레소 시스템이라는 사전확정(Pre-confirmation)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ZK(Zero Knowledge) 기술을 도입해 데이터 무결성과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에스프레소는 “롤업 간 협력 구조를 통해 하나의 유기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셴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상호운용 프로토콜은 확정 구조의 강도만큼만 안전하다”며, “확정을 구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이더리움 생태계는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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