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104% 관세를 강행키로 했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가 일방적이라며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에 승자는 없다”며 반발했다.
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이날 자정부터 그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한덕수 대행과 통화하는 등 다른 나라와는 관세 완화를 위한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4%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밀어붙이면서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피할 수 있다는 기대는 크게 꺾였다.
중국에는 104% 관세, 아시아 · 유럽과는 협상 준비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이날 미국이 수십 개 국가들과의 협상을 통해 고율 관세를 줄이거나 철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시아와 유럽 주요 국가들도 백악관과의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에너지 행사에서 “우리는 기성품이 아닌 맞춤형 거래를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최악의 위반국”으로 지목된 약 60개 국가에 대해 자정 이후 고율 관세를 강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104% 관세 부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응을 실수라고 평가하면서도 결국 중국도 무역 합의에 나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중국도 협상을 원하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모른다. 우리는 그들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대행과 통화…방위 문제와 연계
트럼프는 이날 우리나라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했다. 트럼프는 한국에 대한 방위 문제와 무역 문제를 연계하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일본 측이 미국으로 오고 있다. 두 나라 모두에게 훌륭한 합의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각국이 무역과 관세 이슈를 넘어선 양보를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거의 70개 국가가 관세 협상을 요청함에 따라 맞춤형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임을 인정했다.
중국, 굴복하지 않는다
월가가 걱정하는 것은 대중국 보복 조치가 실제 효과를 낼 경우다. 미국 소비자들이 수입 물가 상승으로 타격을 받는다면 그 여파는 더 클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의 강경 입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무역과 관세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보호주의는 해답이 아니다. 우리는 문제를 만들지는 않지만, 문제가 닥치면 피하지 않는다. 협박과 위협, 공갈은 중국과의 협상 방법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대치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각적으로 손을 내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이 블룸버그 통신의 분석이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중국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Apple)의 아이폰 같은 전자제품이 미국 내에서 조립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중국이 협상에 나선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증시 또 다시 급락
이날 뉴욕 증시는 무역 협상 기대감에 S&P500 지수가 장 초반 3.4% 상승, 나스닥100 지수는 3.5% 올랐지만, 백악관이 대중국 관세 강행 방침을 재확인하자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앞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일본이 보복하지 않고 기다려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일본이 협상 우선순위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는 월요일 통화를 통해 협상 일정을 조율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는 의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시행될 것이며, 동시에 즉각적인 협상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 나은 해결책이 있다면 우리는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상호주의는 양방향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완화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장벽을 낮추고 무역흑자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트럼프는 “그 정도로는 마음이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국가에 대한 10% 기본 관세 철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구적인 관세도 가능하며, 동시에 협상도 가능하다”며, “우리는 관세 외에도 필요한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도 관세 정책을 놓고 갈등을 보였다. 억만장자이자 대통령 고문인 일론 머스크는 무역 고문 피터 나바로를 “진정한 바보(moron)”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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