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재형 특파원] 비트코인(BTC) 현물 ETF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가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각) 더블록에 따르면, 최근 하루 동안 약 10억 달러의 대규모 순매도가 발생하며, ETF 시장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규모 ETF 자금 유출
스탠다드차타드의 디지털 자산 리서치 총괄 제프 켄드릭은 12개 비트코인 현물 ETF 중 10개에서 순유출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피델리티(Fidelity)의 FBTC ETF에서 3억 4465만 달러 △블랙록(BlackRock)의 IBIT ETF에서 1억 643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켄드릭은 “비트코인 매도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 ETF의 순매수액이 현재 약 13억 달러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ETF를 통한 비트코인 평균 매수 가격이 9만 7000달러였는데, 현재 가격이 이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 투자자가 매도 주도
ETF 시장의 자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번 매도세가 기관보다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난센(Nansen)의 수석 연구원 오렐리 바테르는 “CME(시카고상품거래소) 비트코인 선물의 미결제약정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이는 기관 투자자의 대규모 청산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레드스톤(RedStone)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마르친 카즈미에르착도 “이번 매도세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큰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점을 고려하면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매수 기회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더블록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재 ETF 자금 유출과 개인 투자자의 매도로 단기적인 조정 국면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이러한 변동성이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