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금(골드) 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미뤄지고 있는데도 금 투자 열기가 뜨겁다.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일부 금 투자자들이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하에 대비해서 금을 사고 있다” 고 보도했다.

금 가격은 디지털 골드인 비트코인과 큰 추세에서는 같은 흐름을 보인다. 금과 비트코인의 같은 점, 다른 점을 정리했다.

# 왜 금을 사는 가?

이것이 가장 큰 의문점이다. 지난 5주 동안 금 시장을 보면,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금 투자에는 유리하다.

그러나 최근 나온 경제 지표와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은 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이자를 만들어내지 않은 금에 돈을 묶어두면 금리가 높을 때는 손해다. 거시경제 상황이 이러한데도 금 가격이 오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하나의 가능성은 일부 금 투자자들이 최근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전자산으로서 금을 구매하려고 서두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선제적 금 매입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런던 금 시장 데이터를 제시했다.

금 선물을 보유할 때는 이자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현물 금 가격과 선물 금 가격에는 이자 만큼의 가격 차가 존재한다.(스프레드. 아래 그래프 참조)

금 스프레드는 연준 금리와 밀접하게 연동해 움직인다.

런던 시장에서 현물 금과 3개월 선물 금 사이의 스프레드(백분율로 표시한 수익률)는 연준 기준 금리 아래로 떨어졌다. 역사적으로 이는 금리가 아주 낮거나 연준 금리가 급격히 하락할 준비가 되었을 때만 발생했다.

다시 말해 런던 금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조만간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스프레드의 역전은 불안한 투자자들이 잠재적인 혼란에 대비하여 실물 금을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삭소 은행의 상품 전략 책임자인 올레 한센은 “이번 금 랠리는 특히 높은 금리 상황에 비춰볼 때 통상적인 생각을 거스르고 있다” 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경착륙(하드 랜딩) 쪽으로 내러티브가 변하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탈세계화가 중앙은행의 금 수요를 촉진한다는 것도 조미료처럼 더해지고 있다” 고 말했다.

금 가격의 상승을 설명하는 거시 경제적인 분석은 비트코인에도 그대로 적용 된다.

# 누가, 어떻게 금을 사는가?

최근 금 가격을 주도하는 매수세는 중앙은행들로부터 나온다는 분석이 대세다. 세계 금 위원회에 따르면 2월에도 중앙은행들은 19톤의 금을 순매수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17개월째 금 보유량을 늘리는 중이다.

중앙은행 금 순매수 추이. 자료= IMF IRS, Respective Central Banks, World Gold Council

특이한 것은 최근 금 랠리를 촉발한 매수 주체는 ETF와 같은 간접적인 수단이 아니라 현물 금을 직접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 ETF가 보유한 금 보유량은 2022년 고점을 찍고 감소하는 추세다.(아래 그래프 참조) 비트코인 현물 ETF가 강력한 매수 주체인 것과 정반대다.

그럼에도 금 가격이 상승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은 현물 매입량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블룸버그는 중앙은행의 금 현물 매수 창구로 장외시장(OTC)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금 매매는 OTC가 거래소 시장보다 더 많다.

장외시장(OTC 검은 선)과 장내시장에서의 금 거래량 비교. 자료=블룰버그

비트코인의 경우도 OTC가 주목 대상이다. 비트코인 채굴회사와 직거래를 통해 비트코인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관찰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반감기를 거치면서 채굴량은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고, 이는 OTC를 통한 대량 거래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 언제 사는가?

금 가격이 상승하면서 투자 주체들이 언제 활동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블룸버그는 지난 3월 이후 금 시세 변동을 보면,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금 시세가 크게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요일별 금 가격 변동.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가격 움직임이 컸다. 자료=블룸버그

요일별 특성은 비트코인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다. 금 시장은 기존 금융시장과 마찬가지로 주중에만 열리지만, 비트코인은 24 시간, 365 일 개방 돼 있다.

다만, 디지털 자산시장에서도 거시 경제 지표에 점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물가와 고용지표는 비트코인 가격에도 영상을 주기 때문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채권시장에서의 수익률 추이, 외환시장에서 달러 움직임 등이 금 가격을 결정하는 변수인 것처럼 비트코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최근 금 가격의 상승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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