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국채 수익률 급등에 뉴욕증시가 발목을 잡혔다.

전날 금리 상승에도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주가는 유럽과 아시아 등 주요국으로 국채 수익률 급등이 확산된 한편 위험자산이 하락 압박을 받자 장중 기준 4개월래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뉴욕증시의 ‘나홀로 상승’ 및 최고치 랠리에 따른 밸류에이션에 부담 역시 투자자들에게 ‘팔자’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00.91포인트(0.75%) 밀린 2만6627.48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3.90포인트(0.82%) 떨어진 2901.61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45.57포인트(1.81%) 급락하며 7879.51에 마감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한 때 350포인트 후퇴하며 4개월래 최대 규모의 하락을 기록한 뒤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축소했다.

주가 급락과 함께 변동성은 큰 폭으로 뛰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장중 한 때 31% 폭등하며 15.22까지 치솟았다.

가파른 증시 조정의 도화선은 국채 수익률이었다. 전날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각각 2011년과 2014년 이후 최고치까지 뛰었지만 완만한 오름세를 지속했던 뉴욕증시는 금리 상승이 전세계 주요국에 확산되면서 파장을 일으키자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이어 오름세를 지속, 장중 3.2% 선을 넘은 뒤 3.19% 선에서거래됐다. 전날 2016년 11월 대선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뛴 금리가 꺾이지 않은 셈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PBS와 인터뷰에서 중립금리까지 갈 길이 멀다고 발언, 트레이더들의 국채 매도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찰스 슈왑의 랜디 프레드릭 트레이딩 부문 부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지표가 탄탄한 데다 연준이 긴축 사이클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도 상승하고 있어 금리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CMC 마켓의 데이비드 메이든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리 상승이 달러화를 끌어올리는 한편 신흥국 자산에 또 한 차례 혼란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했다.

투자자들은 금리 수준뿐 아니라 상승 속도가 경계감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목별로는 프록터 앤 갬블(P&G)가 2% 선에서 하락하는 등 금리에 민감한 섹터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반면 금리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은행주는 급락장에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1% 이내로 올랐고, JP모간을 포함한 주요 은행주가 완만하게 상승했다.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당뇨병 치료제의 임상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에 4% 가까이 뛰었고, 서점 업체 반스 앤 노블은 이사회가 전략적 경영 방안의 공식 검토에 나섰다고 발표하면서 19% 폭등했다.

달러화는 완만하게 내렸다. 달러 인덱스가 0.2% 내린 95.77에 거래된 가운데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각각 0.3%와 0.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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