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우리나라 3분기 성장률이 0.6%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1.4% 성장률 달성 전망이 흐려지고 있다. 상반기 경기 저점을 딛고 하반기에 경기가 반등한다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유지하고 있으나 고금리·고물가 등이 여전히 복병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29일 한국은행 ‘2023년 3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3분기 실질GDP는 전기대비 0.6% 성장하 세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4분기에 전분기 대비 최소 0.7% 성장해야 정부와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4%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전망으로 불투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투자 노트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중동·아랍으로 확산되면 국제유가가 배럴 당 2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경제주체들의 경기 전망은 악화하고 있다.

소비심리지수(CCSI)는 98.1을 기록해 전월대비 1.6포인트(p) 내려 100을 하회했다.

고물가·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시중금리 고공행진에 금리 수준 전망 CSI는 128로 전월(118)보다 10p 높아졌다. 올해 1월(132) 이후 최고 수준으로 2021년 3월(10p)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물가에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강해졌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51로 전월(147)보다 4p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류가격 하락폭 축소와 농산물가격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에 영향 받았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3.4%로 전달(3.3%)보다 1%p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으로는 공공요금(63.3%), 석유류제품(62.4%), 농축수산물(32.5%)가 지목됐다.

제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대비 1p 오른 69을 기록했으나 10월 전산업 업황 BSI는 70으로 전월에 비해 3p 하락했다.

금리가 계속 높아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소비·투자 여력을 옥죄고 있다.

9월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는 5.17%로 0.07%p 오르며 1달 만에 상승전환했다. 기업대출금리는 중소기업대출(0.1%p)이 상승 전환한 영향으로 0.06% 오른 5.27%로 집계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3일 국정감사장에서 “긴축 기조 유지하면서 가계부채 올라갈 수 있는 여력을 없애야 한다”며 “그래도 줄지 않으면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올해 1.4% 성장률과 관련해 “현재는 정부가 전망한 연간 (성장률) 1.4% 궤도로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 사태 등 경제에 불확실한 변수가 있어 아직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반도체 경기가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국민 체감 경기 회복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26일 뉴시스 온라인포럼에서 “지금 반도체 사이클로 인해서 올해 상반기는 한국이 세계 경제에 비해서 조금 더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내년에는 그 반대로 조금은 더 나은 입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 부문에 국한된 성장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체감하는 일자리 등에 대해서는 그렇게 좋아지는 모습은 아닐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yony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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