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증가세가 9개월 만에 주춤해졌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김보나 인턴기자]

#작년 10월 이후 이어지던 서울아파트 거래 증가세 꺾여
#매도호가 상승에 대기수요 관망세 전환…금리인상 등 부담
#주택수요 줄면서 지역별 양극화 심화 불가피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아파트 거래 증가세가 9개월 만에 주춤해지면서 한 달 이상 이어진 집값 상승장이 갈림길에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에 이어 지방까지 집값이 상승 전환하면서 주택 매수심리가 대폭 개선된 상태다. 그럼에도 매도호가 급등과 주택경기 불투명, 주택담보대출금리 추가 인상 등으로 매수심리가 악화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된 것도 현실이다. 경기침체, 실물경기 등의 움직임에 따라 주택시장도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 “단기급등 부담” 서울 아파트 거래량 9개월 만에 감소

28일 부동산업계 및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지난달 서울 이파트 거래량은 3541건으로 전달 3850건보다 8.0% 줄었다.

부동산 매매시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안에 관할 시·군·구청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7월 거래량이 소폭 늘어날 여지가 있다. 하지만 하루 거래량을 감안할 때 전달 거래량을 뛰어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도봉구는 지난 6월 127건 거래됐으나 7월에는 64건으로 4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강서구는 206건에서 151건으로, 중랑구는 146건에서 86건으로, 영등포구는 290건에서 171건으로, 종로구는 30건에서 22건으로 각각 줄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전달과 거래량이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개발 호재와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중저가 매물의 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월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달대비 감소한 것은 9개월 만이다. 작년 10월 559건을 바닥으로 11월 727건, 12월 834건으로 점차 늘었다. 올해 1월에는 1000건대를 회복하더니 4월에는 3000건대로 치솟았다. 추세적으로는 7월 4000건대 돌파가 예상됐으나 전달 거래량을 넘지 못하고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경기도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올해 1월 400건대에서 3월 9000건대로 증가했고 5월에는 1만건을 돌파했다. 6월에는 9786건으로 줄더니 7월에도 9396건으로 감소했다. 하남시가 지난 6월 290건에서 7월에는 194건으로 33.1% 줄었다. 이 기간 용인시는 956건에서 830건으로, 시흥시는 504건에서 468건으로, 성남시는 527건에서 487건으로 각각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클러스터, GTX 수혜지역의 거래가 줄면서 전반적으로 경기도 아파트 거래시장이 가라앉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 주택 매수세 줄고 지역별 양극화 불가피

아파트 거래량이 보합세로 돌아선 것은 매도호가가 급등한 데다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20년 만에 재건축이 가시화된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6㎡)는 작년 10월 21억원에 거래되다가 지난달에는 최고 26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거래액이 뛰자 매도호가도 25억~27억원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이다. 송파구 헬리오시티(전용 84㎡)는 작년 말 최저 16억원까지 빠졌다고 반년새 20억원을 회복했다. 집값 반등에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높여 현재는 20억~23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단기간에 강한 반등세가 나타나면서 대기 수요자들도 매수가격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심리가 남아 있기 것도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금융시장 불안, 경기침체 등으로 집값 상승여력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주택을 매수해도 기대할 수 있는 시세차익이 크지 않은 데다 금리인상 여파가 확산하면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되면 주택매수 심리가 악화할 여지가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를 적용받아 주택 매수에 동참한 젊은층 수요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정책 모기지론인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안심전환대출을 통합해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상품이다. 무주택자와 일시적 2주택자를 대상으로 소득과 상관없이 집값 9억원 이하면 고정금리로 최대 5억원을 빌려준다. 이달 초 기준 공급 예정액(39조6000억원)의 78.6%가 소진된 상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시장에서 급매물이 상당부분 소진된 데다 금리인상, 건설사 PF 부실 등으로 불안심리가 확산해 하반기 집값 상승세가 상반기보다 약화할 것”이라며 “수요층이 개발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몰리면서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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