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이들의 건전성 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긴 하나, 연체율이 시중은행 보다 3배 가량 높은 수준으로 오르고 있어 경계감을 늦출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3일 올해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전체 대출의 연체율이 0.58%로 전분기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말(0.26%) 보다 0.38%포인트 뛰어오른 것이다.

특히 신용대출 연체율이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지난 3월 기준 0.64%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오르고 있다.

아직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실적발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최근 이들 은행의 연체율도 가파른 속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86%로 전 은행권 중 가장 높았고,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1년 만에 연체율이 0.72%로 수직 상승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 평균은 0.69%로 같은 기간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4개 은행 연체율 평균(0.21%)대비 약 3배 높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1개월 이상 연체 대출 잔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915억91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말 대비 2.7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토스뱅크는 지난해 말 연체 대출 잔액이 619억원으로 1분기 말 대비 56배 넘게 급증했다. 이 기간 케이뱅크는 920억원으로 2.5배, 카카오뱅크는 1377억원으로 2배 늘었다.

출고일자 2023. 0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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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들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는 고물가·고금리 지속 등 악화하는 경제 여건 악화로 인해 중저신용자들을 중심으로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저하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출범 취지상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고금리에 따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공급한 대출 규모는 카카오뱅크 2조5975억원, 케이뱅크는 2조265억원, 토스뱅크는 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신용자 대출의 연체율은 특별한 변동이 관측되고 있지 않으나 중신용자 대출의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라며 “고신용 대출과 중신용 대출의 연체율은 약 3~4배 차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하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말까지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는 44%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저신용 대출 잔액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25.4%, 케이뱅크 25.1%, 토스뱅크는 40.4%다.

출고일자 2023. 0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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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함에 따라 해당 차주들의 부실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중저신용자 대상 비중이 높은 토스뱅크의 연체율이 전분기 대비 0.42%포인트 급증했는데, 인터넷은행들의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여수신 잔액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건전성 지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고 신용평가모형(CSS)을 고도화하는 등 리스크 대비에도 나서고 있다.

김석 COO는 “지난해 2분기에 126억원, 4분기에 74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며 “이번 1분기에도 일회성 충당금 형식으로 94억원을 추가 적립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도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악화 및 중저신용대출 비중 적극 확대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CSS 고도화와 여신관리 강화로 건전성을 적극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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