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의 소비가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1290원 턱 밑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상승폭을 일부 되돌려 1280원대 초반에서 마감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82.2원) 보다 2.6원 오른 1284.8원에 마감했다. 장 마감 기준으로 전날 기록한 연고점을 다시 경신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21일(1285.7원) 이후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0.8원 상승한 1283.0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 후 1288.1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1290원 턱 밑까지 추격했다. 환율은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긴축 장기화 가능성에 전날 강세 마감했던 달러화는 장중 약세 전환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1시 41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6% 하락한 103.67선에서 등락중이다.

장중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은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248억원, 1668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원화 환전을 위해 달러를 내다 팔은 영향이 컸다.

간 밤 발표된 미 소매판매 지수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지속고 있다.

미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미국의 1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3.0% 증가한 697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9%)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2021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 늘어난 것이다. 전년동월대비로는 6.4% 증가했다.

고물가에도 고용과 소비가 강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미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은 당초 미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2~3 차례 인상한 후 동결할 것으로 봤으나, 금리인상 사이클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3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87.8%로, 0.5%포인트 인상을 12.2%로 반영하고 있다. 하루 전만 해도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2%로 봤으나 크게 높아진 것이다.

1월 산업생산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여 시장 예상치(0.4%)를 하회했다. 지난해 11월, 12월 감소세를 보였으나 3개월 만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뉴욕주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5.8을 기록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대를 보였으나 전월보다 27.1포인트 상승했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38.78포인트(0.11%) 오른 3만4128.0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47포인트(0.28%) 상승한 4만147.60을, 나스닥지수는 110.45포인트(0.92%) 오른 1만2070.59로 장을 마감했다.

긴축 우려가 이어지면서 미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69% 상승한 3.816%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2.21% 상승한 4.621%에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긴축 기조 연장 속 강달러 흐름과 역외 매수, 롱플레이(달러 매수) 영향에 1290원 턱밑까지 추격했다”며 “연준은 섣부른 긴축기조 해제를 경계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수 있도록 긴축 기조를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달러 강세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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