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은 인공지능(AI) 쳇봇 ‘쳇GPT’ 등 자연어처리 기술이 사람이 읽고 정리할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텍스트를 다양한 통계 기법으로 분석해 유용한 경제 정보를 추출하는 등 경제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16일 BOK 이슈노트에 실린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산업 모니터링: 증권사 리포트 텍스트 분석’에서 52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평가 보고서 12만8000건을 알고리즘으로 입수해, 이로부터 경기 향방에 대한 유의미한 산업별 기업 업황, 기업경영환경 변동요인 등의 정보를 산출했다.

한은은 증권사 보고서에 나타나는 숫자 정보는 모두 제거하고, 오직 텍스트에 나타나는 정성적 정보만 이용해 애널리스트들의 생각을 취합했다. 이를 통해 애널리스트들이 평가하는 기업 업황을 산업별·지역별로 추정하고, 업황의 변동요인을 통계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요약·정리했다.

또 증권사 보고서의 텍스트 분석을 통해 애널리스트들이 평가하는 환율, 금리 등 주요 경제 이슈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알고리즘으로 취합하고 취합 결과를 새로운 정량 지표로 제시했다.

분석 결과 새롭게 제시한 텍스트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거시경제 지표를 예측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업별 변동요인 파악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업 텍스트 업황 지수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의 그랜저 인과관계를 분석해 보면, 코스피 컨센서스 전망치에는 나타나지 않는 경기선행지수로의 일방향적 인과관계가 텍스트 지표에는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러한 결과는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텍스트 정보에 숫자가 전달하지 못하는 새로운 정보가 반영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텍스트 분석 알고리즘을 이용해 기업경영 환경 변화요인표를 추정한 결과에서도 산업별 이슈를 한눈에 보여줘 산업 동향 파악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보고서의 텍스트 분석을 통해 코로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환율, 금리 등 주요 경제 이슈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취합하고, 이 정보를 주요 이벤트에 대한 영향도로 정량화 해 제시하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일반적으로 특정 이벤트의 산업별 영향을 정량화해 비교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에서 동 지표들의 효용성이 매우 높으며, 서베이 조사 없이도 전문가들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증권사 리포트에서 산업 간 공통으로 나타나는 키워드의 분석을 통해 산업 간 유사도 지표를 추정한 결과에서도 이 지표가 산업 분석과 전망 등에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한은은 쳇GPT 등 최근의 자연어처리 기술이 경제분석 자동화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방대한 양의 텍스트 정보를 알고리즘으로 취합할 수 있다면, 기업정보의 1차 생산자인 애널리스트들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취합할수 있고, 이는 정보의 2차 가공자인 경제 분석 연구자들의 업무 효율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서범석 한은 조사국 거시모형팀 과장은 “기술 발전에 따른 자동화와 효율성 제고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자연어처리를 이용한 경제분석은 아직 연구 초기 단계이지만, GPT 모형 등 최근의 기술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빠른 시일 내에 스스로 정보를 취합하고 경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통계 모형의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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