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스테이블코인 공격(디페깅 시도)을 멈춰.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마라. 당장 멈추라고. 더 큰 사고 치지 말고.” – CZ

“충고는 고마운데요! 분명히 합시다. 25만 달러로 내가 스테이블코인을 디페깅하려고 했다는 겁니까?” – SBF

“확실하게 말하는데. 상환 요청 들어오면 다 들어준다. 우리는 탄탄하다고.” – 테더 CTO 파올로

FTX 파산 직전 샘 뱅크먼 프리드(SBF)가 스테이블코인 테더를 공격하려 했으며, 이를 말리기 위해 바이낸스 창펑자오(CZ), 테더 CTO 파올로 아르도이노 등이 단체 채팅창에서 날카로운 경고와 상대를 비난하는 대화를 나눴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 암호화폐 주요 인사 단체 채팅방 있다

WSJ이 확인한 단체 채팅 메신저는 시그널(Signal)이며 채팅방 이름은 ‘거래소 조율(Exchange coordination)’이었다. 이 방에는 트론의 저스틴 선, 크라켄 CEO 제시 파웰 등 암호화폐 업계 핵심 인사들이 다수 들어와 있었다.

WSJ는 이 같은 채팅방의 존재 자체가 “전통 거래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의 핵심 인사들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은 일종의 담합 행위이기 때문이다.

WSJ이 공개한 채팅 내용을 보면 CZ와 SBF는 FTX 사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CZ는 SBF를 사실상 암호화폐 시장 파괴자로 보고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강하게 저지했다.

바이낸스는 WSJ의 보도에 대해 “코멘트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SBF는 “테더를 공격하려 했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보도를 부인했다.

# SBF, 25만 달러로 어떻게?

SBF는 “25만 달러로는 테더 가치를 1 달러 이하로 끌어 내리는 충격을 줄 수 없다. 내가 아는 한 나 자신이나 알라메다가 테더 또는 다른 스테이블코인을 의도적으로 디페깅하려 시도하지 않았다. 내가 많은 실수를 했지만, 디페깅은 내가 한 일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FTX 사태 발발 직후 테더 가치는 1 달러에서 2센트 넘게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지난 11월 10일 알라메다는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아베(Aave)를 통해 100만 달러 이상의 테더를 대출했다. USDC로 전환이 되면서 테더의 1 달러 페깅이 일시적으로 무너졌다.

단체 채팅창에 등장하는 25만 달러 거래도 그 중 하나다. 테더 대출을 하면서 페깅이 무너지면 상환해야 할 채무가 줄어들게 된다. 코인 값 자체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SBF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대규모 공매도 전략을 취한 것으로 의심한다.

# 혹시 테라-루나 공격도?

지난 5월 발생한 테라-루나 붕괴도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었던 UST의 1 달러 페깅이 무너지면서 테라-루나의 가격 안정 시스템 자체가 망가진 사건이다.

CZ가 채팅창에서 SBF에 경고한 것은 ’25만 달러’ 단 건 거래가 아니다. CZ는 이 같은 거래가 반복적으로 여러차례 이뤄지고, 시장에 알려지면서 시장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CZ와 SBF 사이의 채팅을 보고 있던 테더의 CTO가 갑자기 끼어들어 “테더 시스템은 탄탄하다”며 두 사람의 싸움에 참전한다. SBF의 공격 대상인 테더를 방어하고, SBF에게 경고를 날린 것.

# 탈중앙은 허울…주요 인사들의 담합 가능성

WSJ은 암호화폐 시장의 주요 CEO들이 들어와 있는 단체 채팅창에서 이 모든 대화가 이뤄졌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고 보도했다.

CZ와 SBF 사이의 대화가 오고 간 바로 다음날인 11월 11일 FTX는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다. SBF가 스테이블코인 숏 셀링 전략으로 부족한 수 십억 달러를 벌충하려던 마지막 히든 카드가 무산되자 ‘백기 투항’을 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CZ와 SBF의 인수 협상 파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공격 등 전체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 주요 사건들이 몇몇 인사들의 채팅창에서 논의됐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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