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암호화폐가 세상에 나온 후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실험되고 있습니다. 가상 세계와 실물 세계를 연결하려는 시도도 그 중 하나입니다. 블록미디어는 실물자산 토큰화 프로젝트인 엘리시아 리서치팀과 공동으로 기획 시리즈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엘리시아와 블록미디어는 이번 시리즈에서 가상자산 기술이 실물 자산을 어떻게 토큰화할 수 있는지 실제 사례와 제도적인 문제들을 점검해봤습니다. 오늘은 시리즈 여섯번째로 실물자산 토큰과 DeFi 입니다. 시리즈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RWA 토큰 시리즈
1. 실물자산 토큰이란 무엇인가?
2. 실물자산 토큰의 과제 : 법/세금, 오라클 이슈, 어떤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가?
3. 실물자산 토큰 시나리오 및 주요 사례
4. RWA 토큰과 DAO
5. RWA 토큰(실물자산 토큰)과 NFT

6. RWA 토큰(실물자산 토큰)과 DeFi (1)
7. RWA 토큰(실물자산 토큰)과 DeFi (2)
8. RWA 토큰(실물자산 토큰)과 전통금융시장
9. RWA 토큰(실물자산 토큰)과 EIP
10. RWA 토큰(실물자산 토큰)과 투자자

[블록미디어 엘리시아]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증권사나 은행과 같은 금융중개기관 없이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통해 이루어지는 금융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중앙 기관의 통제 없이 인터넷 연결만 되면 손쉽게 예금, 대출, 거래, 보험, 파생상품 등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관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왔습니다.

대표적인 디파이로는 AAVE나 Compound와 같은 은행 모델의 디파이와 Uniswap과 같은 탈중앙 거래소(DEX)모델의 디파이가 있습니다.

[디파이 TVL, defillama.com]

디파이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간소한 금융 절차와 낮은 거래비용, 자산에 대한 글로벌 접근의 용이성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전에 복잡한 절차 없이 토큰이 담긴 지갑을 디파이 플랫폼에 연결하기만 하면 소액으로도 담보대출이나 예금 등 다양한 금융 활동을 할 수 있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나 국가를 넘어 전세계 불특정 다수까지 시장 참여자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시스템을 빠르고 다양한 형태로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디파이의 성장에 기여했습니다.

이와 같이 편의성, 비용, 유동성, 확장성 등 여러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 디파이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메타버스 내에서 소유권을 증명하는 NFT 뿐만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자산들(RWA)과도 결합해 잠재되어 있던 수요를 끌어내고 관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전통금융(TradFi)와 비교했을 때 자산의 양도 과정이 단순하여 이에 따른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통금융에서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한다고 했을 때, 등기 등 각종 행정 처리 절차가 있으며 이에 대한 비용도 발생합니다. 반면에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RWA 토큰의 경우 몇 번의 클릭으로 해당 토큰의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고, 간단한 절차로 2차 거래 시장에서 해당 토큰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토큰 전송에 대한 네트워크 비용은 이더리움 기준 $1가 안 되며(2022. 10. 24 기준), 소유권 이전은 12초 전후(이더리움 기준)로 처리되고, 또한 자산들의 정보와 거래 정보가 블록체인이라는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담기기 때문에, 정보가 플랫폼 위주로 파편화되는 비효율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각 실물 자산에 대한 글로벌 접근이 용이합니다. 투자자들은 지역과 국가에 상관없이 지갑 연결만으로 손쉽게 RWA 토큰에 투자할 수 있으며, 다양한 유형의 실물자산들이 RWA 디파이 플랫폼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 A가 어떤 RWA 디파이에 올라온 미국 부동산 대출채권 토큰을 구매할 수도 있고, 브라질에 사는 B가 유럽 어느 은행에서 발행한 디지털 채권 토큰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디파이의 근본 기술인 블록체인은 지갑 연결을 통해 누구나 접근 및 상호작용 할 수 있기 때문에 디파이는 전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RWA 토큰은 사람들에게 보다 익숙한 형태의 자산을 제공함으로써, 그동안 가상 자산의 높은 변동성과 가치측정의 어려움으로 디파이 시장 참여를 주저하던 투자자들을 새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미 실물자산에 대한 평가 기준이 법제화가 되어 있거나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그 기준과 타당성에 대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의 경우 감정평가제도에 따라 감정평가사들이 그 가치를 평가하고 있고 채권의 경우에는 원금이나 만기까지 남은 일수 등을 고려하여 현재의 채권 가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RWA 디파이에서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투자할 대상에 대해 충분히 검증할 수 있고, 기존 가상자산 디파이보다 안정적인 금융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RWA 디파이에 사용할 수 있는 자산들

1. 부동산
현실에서 대표적 실물 자산인 부동산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람들은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도 있고, 시세차익을 노리거나 일정한 월세 수입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은행은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해준 채권을 근거로 증권(MBS)을 발행해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하여 장기대출금을 조기에 회수하여 또 다른 대출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 증권들을 결합하여 여러 금융 파생상품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시장은 거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목돈을 가지고 있는 개인이나 큰 돈을 가지고 있는 기관만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RWA 토큰을 활용하면 규모가 큰 부동산을 작은 단위로 쪼개어 자산 유동성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몇 십억, 몇 백억 짜리 건물이 만원, 십만원 단위로 디파이에서 거래가 되거나 담보로 쓰일 수 있습니다. 즉, 장기간 동안 우상향 해왔던 부동산에 소액 투자자들도 참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동산 소유주들도 좀 더 용이하게 유동화를 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미국의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 정책으로 하락세와 함께 거래가 얼어붙었습니다. 만약 부동산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시장에 팔 수 있다면 일부를 현금화 시킬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부동산 담보대출채권, 결합 파생상품 등도 토큰화를 통해 디파이에서 구현 및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동산을 이용한 금융영역이 전체적으로 커지게 됩니다. 부동산을 토큰화하고 토큰화된 부동산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ELYFI와 LOFTY가 있습니다.

2. 채권
현금 흐름이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채권들도 토큰화를 통해 금융 가용성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회사채부터, 금융회사의 대출채권을 묶어 유동화 시킨 부채 담보부 증권, 판매대금을 정해진 만기에 받겠다는 기업의 매출채권 등을 작은 단위로 토큰화 한다면 투자자들은 보다 소액으로 큰 금액 규모의 채권과 관련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급하게 돈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디파이에서 이들을 담보로 보다 빠른 진행 절차를 통해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투자은행(EIB)은 2021년 4월에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디지털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3. 금
또 다른 예로, 전통적인 상품인 금에 투자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투자자는 오프라인 금 거래소에 가서 실물 금을 구입하거나, 선물 시장에서 매수 후 보유기간에 대한 이자비용을 지불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현물을 담보로 활용하여 대출을 일으키거나, 장기간 적립식 투자를 하기에 적합한 환경은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금을 보관하고 이를 토큰화 한다면 금 현물에 대한 유동성, 투자접근성을 훨씬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금을 토큰화하여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CACHE GOLD가 있습니다.

RWA 디파이의 해결 과제
RWA 디파이는 다음 블록체인 시장의 새로운 트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표준화의 문제, 법적 문제, 그리고 사용자 경험에 대한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1. 표준화의 문제
현재 다양한 RWA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존재하지만, 프로젝트마다 실물자산 토큰화 방법과 소유권 증명 방법이 상이합니다. 물론 다루는 자산이나 비즈니스 별로 토큰화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협의를 통해 실물자산 토큰화 표준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표준화를 통해 비용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RWA 디파이에서 투자자들은 RWA를 검증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디파이마다 사용하는 RWA 토큰이 어떤 형태로 구성돼 있는지, 어떻게 법적으로 실물자산 소유권을 보호해주는지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익숙하지도 않은 신규 시장인데, 표준화의 부재로 RWA 토큰에 대한 검증 비용까지 높다면 초기 투자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표준화 작업은 장기적으로도 RWA 디파이 시장의 스케일업을 가능하게 합니다.

표준화된 실물자산 토큰은 높은 호환성과 상호운용성을 가지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기존 디파이 또는 전통금융과 연결되어 시장의 규모를 비약적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될 것 입니다.

2. 법적 문제
RWA 디파이는 이론상 대부분의 실물자산을 다룰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증권 라이선스와 같이 허가 절차가 필요한 자산에 대해서는 규제기관에 의해 감독 받거나 제재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투자자들에 대한 고객확인절차(KYC)를 진행해야할 수 있습니다. 특정 자산의 경우, 양도자가 라이선스가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KYC가 안 된 플랫폼이라면 2차 거래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 파는 게 제한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대출채권을 양도할 때, 대부업자 또는 여신금융기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자가 아닌 자에게 채권을 양도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상품마다 법적인 요소를 철저히 고려하여 설계되어야 할 것 입니다.

한편, 국가마다 증권법, 자본시장법, 가상자산 관련 법 등이 모두 다릅니다. 지역과 국가에 상관없이 누구나 RWA 디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RWA 디파이의 가장 큰 특징이지만 투자자들의 국적 또는 투자 상품을 발행한 지역에 따라 일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출채권은 우리나라에서 비증권에 해당하지만, 싱가폴에서는 증권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각 국가별 법률을 사전에 충분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오라클 문제
RWA 디파이는 RWA 토큰의 가치를 평가하고 실물자산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자산 평가 및 관리·감독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RWA 토큰은 실물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 또는 실물자산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 RWA 토큰은 실물자산의 가치 변화에 그대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해당 실물자산이 그 가치를 유지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그에 맞는 가치 평가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와인이나 미술품과 같은 동산의 경우 도난 당하거나 쉽게 훼손될 수 있으며, 부동산의 경우에도 화재 등의 이유로 자산의 가치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토큰이 초기에 설정된 가치를 가지게 된다면, 해당 디파이를 이용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줄 수 있습니다.

4. UI/UX 문제
RWA 디파이는 초기 사용자들의 유입 그리고 추후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보다 단순하고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디파이 사용자들은 보통 기존 전통금융 플랫폼과 다른 형태의 UI/UX를 경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지갑을 생성하고 그 지갑을 플랫폼에 연결하는 과정부터 서명 또는 트랜잭션 생성 요청까지 새로운 용어를 이해해야 하고 전통금융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과정을 겪게 됩니다.

낯선 사용자 경험은 결국 사용자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존 사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만큼의 수준으로 UI/UX를 개선시켜야 합니다.

이 글을 마치며
이처럼 디파이가 줄 수 있는 사용자의 편의성과 확장 가능성은 새로운 금융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쓰이는 자산들은 가상자산 뿐만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자산들을 토큰화한 RWA 토큰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설계가 탄탄하고 시스템적으로 연계가 잘 이루어진다면 현실 세계의 자산을 보다 더 넓게 활용할 수 있고, 디파이들도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큰 규모의 자산군을 도입할 수 있어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디파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으며, RWA 토큰이 디파이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RWA 디파이의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기대 및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엘리시아(ELYSIA) 리서치팀

엘리시아 리서치팀은 실물자산 토큰화를 주제로 2018년부터 연구를 계속해오고 있다. 엘리시아는 실물자산을 토큰으로 만들어 블록체인과 연결하는 프로젝트이며, 엘리파이는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한 디파이 프로토콜이다. 엘리시아 프로젝트는 서울대학교 출신의 개발자들이 모여 시작되었다. 한국, 미국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현재는 빗썸, 고팍스, MEXC 등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한 대표적인 실물자산 토큰화 프로젝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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