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월 발행 ELS 조기상환 어려워 # 증권사 “원금손실 없어…투자자 대부분 만기연장” # 지수하락…신규 투자자에겐 투자 기회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중국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불안감이 재고조되면서 홍콩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편입비중이 큰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상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는 연초 이후 20% 넘게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기업 규제 우려에 이어 헝다그룹의 디폴트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홍콩H지수의 낙폭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헝다그룹은 홍콩 증시에 상장됐으며, 홍콩H지수를 구성하는 50종목 중 하나다.

홍콩H지수 하락으로 해당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국내 ELS의 조기 상환에 ‘비상등’이 커졌다. 변동성이 큰 홍콩H지수는 ELS의 편입비중이 높은 편이다.

ELS는 6개월 마다 조기상환이 진행되는데, 증권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 하락으로 지난 2~3월에 발행된 ELS의 경우 대부분 조기상환에 실패했다.

ELS는 국내외 주가지수나 특정 기업 주가가 증권사가 정한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약정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미국 S&P500, 코스피200, 홍콩H지수 등 주요국 증시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만기는 보통 2~3년 중장기 상품이다.

예컨대 ELS의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가 일정구간에 있을때 조기상환이 가능한데 구간을 벗어날 경우 조기상환이 안된다. 그렇다고 ELS 원금 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ELS투자자들은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기간에 자금을 빼지 않고 만기를 연장(롤오버)하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ELS원금 손실이 나려면 지수가 반토막이 날 경우에만 가능하다”며 “ELS의 경우 1년 수익률이 4~5% 안팎으로 최대 3년까지 만기를 가져가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은 홍콩H지수가 크게 떨어졌다고 해도 향후 상승해 상환되면 문제 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했을때 ELS 조기상환에 실패한적이 있지만 원금손실이 나지 않아 현 상황으로선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중국발 리스크 여파에 대해 예의주시하되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당장 ELS에서 홍콩H지수 비중을 축소하거나 상품 출시를 미루지 않을 방침이다. 홍콩H지수 하락은 또 다른 투자자들에게는 ELS 신규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2015년 경에도 해외지수가 크게 출렁거리면서 ELS가 조기상환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많은 걱정을 했으나, 만기까지 가보니 손실이 전혀 없어 이런 경험치가 쌓이다 보니 크게 우려하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고 오히려 하락시기를 투자 기회로 보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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