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제약회사 화이자와 바이오테크 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백신 실험에서 90% 넘는 면역 효과가 입증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일부에서 제기됐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야기된 경제 위기가 점차 해소되면서 각국의 경기부양책 필요성도 감소할 것이며 그 결과 재정적자 확대와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존재감이 약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일부 우려를 반영하듯 비트코인은 9일 COVID-19 백신 뉴스가 전해진 뒤 완만한 조정 성격의 다지기 상태에 들어갔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10일 오후 4시 5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0.42% 내린 1만5297.07달러를 가리켰다.

비트코인의 지난 24시간 고점은 1만5450.33달러, 저점은 1만5124.96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전일 백신 뉴스 영향으로 장중 1만5000달러 아래로 내려갔으나 얼마 뒤 다시 1만5000달러선을 회복했다.

*비트코인 최근 7일 가격과 거래량 추이

출처: 코인마켓캡

지금과 같은 비트코인의 다지기가 언제 어느 방향으로 마무리될 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트코인이 1만6000달러 부근의 최근 고점으로부터 후퇴한 뒤 현재 수준에서 다지기 과정을 밟는 것은 코로나 백신 뉴스 이외에 과매수 등 기술적 요인도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 콜드 블라디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암호화폐 트레이더는 비트코인이 1만5400달러 위로 올라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하락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크립토포테이토는 비트코인의 1만4600달러 재시험 가능성을 시사하는 기술적 신호들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적어도 현 단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의 성공적 개발이 비트코인을 크게 압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무시할 수 없다. 크립토글로브는 10일자 분석 기사에서 비트코인이 코로나백신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세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 백신의 광범위한 보급이 현실화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화이자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이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보급되는 시기는 빨라야 2021년 8월로 예상된다.

둘째,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백신 접종으로 생겨난 면역력은 불과 몇 개월만 유효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셋째,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의 매력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큰밀러가 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매력을 언급한 것도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 한다.

비트코이니스트는 비트코인이 현재 범위 내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저점 1만4300달러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1만5000달러 지지선이 유지되면 며칠 내 1만6000달러 돌파 시도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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