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장자(莊子)’에 이런 우화가 있습니다.

유명한 목수가 제자와 같이 좋은 목재를 구하러 산에 갔습니다. 수백년은 된 듯한 아름드리 상수리나무가 있었지만 목수는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제자가 이상해서 물었습니다. “스승님, 이 나무가 훌륭해 보입니다.”

목수가 말했습니다. “아무 쓸모 없는 나무다.” 그날 밤 꿈에 나무의 정령이 나타났습니다.

“목수 양반. 당신이 낮에 쓸모 없다며 나를 모욕했죠? 쓸모 없음이 바로 내 쓸모 있음이외다. 내가 베이지 않고 수백년을 산 이유를 아시요?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요.”

꿈에서 깬 목수가 무릎을 탁쳤습니다. “쓸모 없음이 진정한 쓸모 있음이구나.”

얼마전 이더리움으로 서비스를 하나 신청했습니다. 5년 간 이용료가 25 달러 정도하더군요. 가스비로 90 달러를 냈습니다.

비트코인 그 자체로는 물건 결제를 할 수 없습니다. 결제 프로세스를 완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길죠.

블록체인 기술이 당초에 꿈꿨던 쓰임에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이 적당한가요? 원래 설계된 대로, 계획된 대로 쓰이고 있나요?

이더리움이 만들어낸 혁신들이 우리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큰 수수료 문제를 풀어내야 합니다.(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죠.)

비트코인도 디지털 골드라는 말을 듣지만 이번 조정 국면에서는 나스닥 기술주처럼 행동할 뿐 안전자산 ‘기능’은 하지 못했습니다.(이것도 해결하려고 힘쓰고 있죠.)

매스 어댑션(mass adoption)에 대한 집착, 이를 위해서 탈중앙성을 포기하고, 타협하려는 시도들, 마케팅이라는 비난에 직면한 웹3를 보면서 “처음부터 쓰임이 없는 상수리나무의 생존 전략”이 떠올랐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그랬죠. “나는 그래서 도지코인이 좋다.”

도지코인은 농담으로 만든 코인이니까요. 어떤 쓰임이나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상수리나무처럼요.(그런데도 도지코인은 쓰임이 생기려고 하고 있죠.)

웹3 전쟁에서 잭 도시가 진짜 얘기하려는 것은 뭘까요. 특정한 의도와 목적을 가진 코인들이 또 다른 고래들의 배만 불리는 것을 비판하려는 것은 아닌지요.

쓰임이 없는 코인은 어떻게 생존할 수 있나요? 엉뚱하게도 오미크론에서 그 답이 보입니다.

오미크론은 엄청난 전염력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 중에서도 우세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전의 알파 변이, 델타 변이는 숙주(인간)를 파괴하는 힘이 너무 크다 보니 백신이나 약으로 집중 공격을 받았습니다.

오미크론은 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한데 전파력을 극대화했죠. 때문에 과학자들은 오미크론만을 위한 백신은 필요하지 않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오미크론이 인간 몸 속에서 약간 심한 감기 정도를 일으키며 멸망 당하지 않고 살아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죠.

혁신은 파괴를 동반합니다. 그래서 저항도 강하게 받습니다. 기득권과 법률이 반격합니다. 혁신의 힘이 강할수록 저항도 큽니다.

목적과 쓰임에 도달하기도 전에 혁신 자체가 부러집니다. 성공한 스타트업보다 문 닫은 스타트업이 100배 많은 이유입니다.

쓰임, 생존, 그리고 혁신 전략을 생각해봅니다. 디지털 자산시장에서 최후의 생존자, 우세종은 누가 될까요?

JJ 기자가 영상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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