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증권가는 오는 9월 미국의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망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6일 “4월 미국 CPI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면서 “3개월 동안 정체됐던 디스인플레이션이 재개되며 금융시장을 안심시켰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보다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올 들어 전월에 비해 CPI가 떨어진 것은 4월이 처음이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대비 0.3% 올라 시장 예상치(0.3%)에 부합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매파(통화 긴축 선호) 위원들을 안심시키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연준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몇 달 동안 근원인플레이션 완화가 더 진행돼야 한다. 아직 디스인플레이션 확산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못하고 있다”며 “전년 대비 헤드라인 CPI는 6월까지 3%대 중반 부근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하며 8~9월 정도가 돼야 2%대로 떨어질 수 있다. 현재 3.6%인 전년 대비 근원CPI 상승률은 연말까지 3%대 초반 수준으로 완만히 둔화되는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회 연속 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최소 2~3번은 긍정적인 데이터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고용이 여전히 나쁘지 않기 때문에, 연준은 좀 더 느긋하게 지표를 확인한 후에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4월 CPI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시장 참가자의 연준의 9월 인하 확률은 전날 65%에서 이날 72.4%까지 올랐다.
그러나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지기는 어렵고, 9월 첫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의 예상치 하회로 물가에 대한 경계감은 소폭 완화됐지만 여전히 물가 안정을 자신하기 이르다”며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9월 첫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박성우 연구원도 “실질 긴축 수위 조절을 위한 연준의 하반기 금리 인하 구도는 유효하지만 인플레이션 지표를 몇 달 동안 더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2%대 전년 대비 헤드라인 CPI확인이 가능한 9월 FOMC가 첫 인하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와 물가 둔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하반기 금리 인하는 가능할 전망”이라며 “소비와 물가가 완만하게 둔화되면서 연준이 보험성 인하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위험자산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1분기 인플레가 매우 강했지만 4월 들어 인플레이션의 추세적 둔화를 재확인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할 상황은 전혀 아니며 연내 인하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전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