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안드레아 윤 에디터]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새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와 함께 범죄의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고 크립토폴리탄이 보도했다. 이 보고성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의 초국가적 범죄 조직들이 불법 암호화폐 채굴을 ‘강력한 도구’로 활용해 불법 수익을 세탁하며 전 세계적으로 활동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UNODC는 이를 “세계 조직범죄의 새로운 단계”로 정의하며, 이번 보고서를 통해 경각심을 고취시키고자 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단계에서는 민병대가 방어하는 공장에서 암호화폐 채굴이 조용히 이루어지고 스테이블코인이 텔레그램 등지의 암시장 안에서 불법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 범죄 조직의 진화된 운영 방식
UNODC 보고서는 “임계점: 동남아시아의 사기 센터, 지하 금융 및 불법 온라인 시장의 세계적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이는 범죄 조직들이 감독이 약한 지역인 잠비아, 나이지리아, 통가, 중동 등에서 자신들의 활동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이들 조직이 사기와 인신매매를 넘어 △라이선스 없이 운영되는 암호화폐 거래소 △암호화 메시징 도구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완전한 온라인 생태계를 구축하며 산업 규모의 사기 경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UNODC의 대행 지역 대표인 베네딕트 호프만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조직범죄 그룹들이 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들은 암처럼 퍼지고 있으며, 한 지역에서 단속을 받아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한 ‘하위근 보장(Huione Guarantee)’과 최근 리브랜딩한 ‘하오왕(Haowang)’이 이러한 지하 경제를 지원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지목되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하오왕은 97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 통제를 우회하기 위해 자체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암호화폐 거래소 및 온라인 도박 서비스 등을 출시했다고 보도됐다.
호프만은 “이러한 운영의 가속화 및 전문화와 지리적 확장을 겸하는 일은 산업의 새로운 강도를 대변한다”며 “정부는 이에 대응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암호화폐 채굴이 범죄 조직과 연결되는 이유
UNODC는 암호화폐 채굴이 자금세탁 방지 감독을 회피할 수 있어 범죄 조직들에게 매우 가치 있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전기 도둑질과 ‘오프그리드(off-grid, 공적 전력망 외)’ 채굴을 통해 △낮은 비용 △낮은 추적 가능성으로 디지털 자산을 생성한다.
리비아처럼 전기 비용이 비교적 낮은 지역에서는 이러한 채굴 작업이 도시 전체의 정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올해 3월, 태국 당국은 파툼타니 지역의 한 폐건물에서 원격으로 통제되고 있던 불법 암호화폐 채굴 기기 63대를 적발했으며, 이는 30만 달러 이상의 전기 도둑질을 야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말레이시아에서는 2월 한 주택 폭발 사고를 계기로 은밀하게 운영되던 채굴 시설이 드러났으며, 이란에서는 지난해 말 테헤란과 기타 지방에서 발생한 잦은 정전이 불법 암호화폐 채굴 활동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유엔은 이러한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시급한 다자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는 △암호화폐 연계 사기와 같은 위협에 대한 모니터링 및 조사 △”자산 회수 및 조사”를 위한 법적 체계 강화 △”시의적절한 정보 교환”을 통한 국경 간 협력 등이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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