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지승환 인턴기자] 트럼프 관세 위협과 인플레이션 둔화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2990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대거 이동하는 반면, 주식시장과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상승 모멘텀을 잃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4월 만기 금 선물 종가는 온스(약 31.1g)당 2991.33달러로 전일 대비 1.5% 상승했다. 특히 장중 한때 온스당 3000.3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골드프라이스(Goldprice) 데이터에 의하면 금값은 이달 초 2920달러대를 형성하다 지난 10일에 2893달러까지 떨어진 이후 급격히 반등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로 인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투자자들을 안전 자산으로 몰리게 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 노동통계국은 전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로, 시장 기대치인 2.9%를 하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물가 상승 둔화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추기며 금값 상승에 기여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자체 수익을 제공하지 않는 금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금 시장과 다르게 주식 시장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일 10% 조정 구간에 진입하며 2월 고점 이후 약 5조달러(약 7273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국제 무역 갈등이 심화하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와인과 관련 제품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다, “새로 부과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금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에서 디지털자산 시장도 최근 한 달간 전체 시가총액이 19% 가량 감소했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지난달 14일 3조2900억달러(약 4783조원)에서 현재 2조6700억달러(약 3882조원)로 100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이탈했다. 같은 기간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요 종목인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 2월15일(국내시각) 1억4772만원에서 19% 하락해 현재 1억20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자금이 이탈 중인 주식과 디지털자산 시장의 하락세에 비해 대부분 은행들은 금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맥쿼리(Macquarie) 그룹은 금값이 2분기 중 온스당 3500달러(약 509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BNP 파리바(Paribas)는 금의 평균 가격이 3000달러(약 436만원)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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