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가영 기자]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지만 이를 구현할 개발자가 턱없이 부족해 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이 같은 행태가 지속되면 자칫하다 블록체인 상용화가 더욱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솔리디티(Solidity)와 하이퍼레저 컴포저(Hyperledger Composer)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개발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솔리디티는 프로그램 개발 언어다. 하이퍼레저 컴포저는 프로젝트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오픈소스다. 평가가 분분하지만 최근에는 메인넷 개발 능력도 주목받는 추세다.

솔리디티는 만들어진지 채 5년이 안됐다. 하이퍼레저 컴포저는 2년에 불과하다. 기술을 습득하고 학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다. 개발자가 양성되기 어려운 구조다. 기술자가 부족한 가장 큰 이유다.

그나마 몇 명 되지도 않는 개발자는 자신의 기술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차려 경영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O2O PAY의 김성수 대표는 “높은 연봉을 제안하는 기업에 가는 경우도 있지만, 능력 있는 개발자는 직접 프로젝트를 만들기 때문에 개발자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인넷 개발자는 더욱 희귀하다. 시프트원 이태재 대표는 “메인넷을 개발한다는 것은 운영체제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하이퍼레저나 솔리디티 활용보다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력이 부족하니 연봉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실력있는 개발자들이 더 높은 몸값을 부르는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김 대표는 “솔리디티와 하이퍼레저 컴포저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경력이 6개월만 돼도 연봉이 1억 가까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도 “국내에서 메인넷을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은 대부분 높은 연봉을 제안하는 해외 기업으로 갔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 갈수록 프로젝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개발자 공백은 더욱 큰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월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오픈소스 개발자 사이트인 깃허브에 올라와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만 무려 8만6000곳에 이른다.

수만 개에 이르는 프로젝트들이 자금만 모아놓고 개발자를 영입하지 못해 디앱 출시가 늦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로코 박헌영 CTO는 “기존에 비즈니스를 하던 사람들이 ICO를 통해 돈을 벌 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실제 구현을 할 개발자는 찾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실제 사용 사례 발표가 늦어질수록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결국 시장 침체를 장기화시킨다는 우려다.

실제 살아남는 프로젝트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잘 나타낸다.

중국 정보통신기술연구원(CAICT) 산하 클라우드 컴퓨팅 및 빅데이터 연구소는 현재까지 진행된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8%만이 살아남았으며, 평균 수명은 15개월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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