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블랙록이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래리 핑크 CEO는 27일(현지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ETH)을 증권으로 분류하더라도, “이더리움 현물 ETF를 출시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래리 핑크는 어떤 근거로 이더 현물 ETF 승인을 자신하는 것일까?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와는 다른 접근법으로 이더 ETF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래리 핑크의 자신감

그 비밀은 최근 블랙록이 내놓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펀드 비들(BUIDL)에 있다. 비들은 출시 일주일만에 2억4000만 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비들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서 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자금 관리를 하는 실물자산 코인화 즉, RWA(Real World Asset) 프로젝트의 전형적인 상품이다.

원리적으로 ETF는 그 투자 대상이 되는 자산이 상품이거나, 증권이거나 상관이 없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경우 기초자산이 비트코인이었듯이, 이더리움 현물 ETF도 펀드의 투자 대상이 ETH 코인이면 된다.

ETH가 증권이건, 상품이건 펀드를 만드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미적거리는 것은 이번 기회에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규정함으로써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관할권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래리 핑크를 이를 간파하고, ETH가 증권이더라도 ETF 만들고, 승인 받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 블랙록의 RWA 전략

문제는 상품성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깜짝 놀랄 만큼 강력한 수요로 대박을 낸 것처럼 이더리움 현물 ETF가 히트를 칠 수 있을 것인지만 고민하면 된다.

래리 핑크는 이 점에 대해서도 노림수가 있는 것 같다. 비들과 같은 RWA 프로젝트를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시행한 것이 그것이다.

RWA를 구현할 때 블랙록은 다른 모든 블록체인보다 우선해서 이더리움을 선택했다. 이더리움의 유즈 케이스를 만든 것이다. 블랙록의 비들이 성공하면 월가의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비들과 유사하게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 디지털 펀드를 만들려 할 것이다.

이더리움을 이용한 RWA 사례가 많아지면,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쓰임새 자체가 많아지는 셈이다. 이더리움의 활용도가 올라가면 이더리움 현물 ETF의 가치도 저절로 올라갈 수 있다. 블랙록은 양수겹장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 이더리움 진영이 고민할 것들

래피 핑크 입장에서는 ETH가 증권이건, 상품이건 상관 없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활용성을 RWA를 이용해서 스스로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진영에서 가스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트랜잭션 속도를 높이려는 업그레이드를 하면 그것도 좋다.

그러나 지금처럼 이더리움이 다소 높은 가스비에 느린 속도여도 상관은 없다. 디지털 펀드, RWA 개척자로서 블랙록의 위상을 높이고, 이더리움 현물 ETF의 상품성도 높이는 선도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과 경쟁하는 솔라나, 아발란체 등은 블랙록과 같은 월가의 큰손이 자신들의 네크워크를 이용해 디지털 펀드, RWA 상품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하는 형국이 됐다. 주도권이 월가로 넘어간 셈이다.

금융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 채택은 이더리움 등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손에 달린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들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누가 먼저 금융사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프로젝트의 명운이 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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