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일론 머스크가 뱅가드와 같은 인덱스 펀드, 이른바 수동적 투자 펀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테슬라의 개인 대주주는 머스크이나, 뱅가드 등 펀드 투자자들 지분이 더 많다. 테슬라는 자신의 경영권이 이들 펀드에 의해 휘둘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머스크가 인덱스 펀드를 견제하는 이유는 경영권부터 더 많은 연봉 패키지까지 다양하다”며 상세한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 뱅가드는 아군인가, 적군인가

머스크는 인덱스 펀드 덕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됐다. 테슬라가 S&P500 지수에 편입되면서 뱅가드 등 인덱스 펀드가 주식을 집중 매입했기 때문이다.

지금 인덱스 펀드는 머스크에게 걱정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뱅가드 침몰 이미지

머스크는 지난 2년 동안 인덱스 펀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펀드가 너무 강력해졌으며, 기업의 중요 경영 결정에 대한 투표에서 외부의 의결권 자문 기구의 영향을 지나치게 받고 있다”는 것.

머스크는 최근에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자신에게 위협이 된다고 직격했다. 이들 기구는 뱅가드 같은 펀드가 주주총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여야 하는지를 자문한다.

#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 13%

머스크는 2022년 말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일부 주식을 매각하면서 테슬라에서의 지분율이 감소했다. 펀드의 지분율은 반대로 올라갔다. 뱅가드 등은 의결권 자문 기구의 분석과 견해를 참고로 주주권을 행사한다.

“나는 그들(의결권 자문 기구)을 ISIS(Islamic State. 중동의 과격주의 군사 단체. ISS와 이름이 유사한 것을 이용한 머스크의 말장난. 편집자 주)라고 부른다. 많은 활동가들이 그 조직에 침투해서 이상한 아이디어로 나를 방해한다.”

머스크는 과거 테슬라 지분 20% 이상을 보유했었다. 주가가 요동을 치더라도 그의 지위는 탄탄했다. 현재 머스크는 직접적으로 테슬라 지분 13%를 보유하고 있다.

이달 초, 머스크는 테슬라를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분야의 선두주자로 만드는 데 25%의 의결권이 없으면 “불편하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 더 많은 의결권을 달라

머스크는 AI와 로보틱스가 테슬라의 미래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더 높은 의결권을 달라고 요구한 것.

머스크는 “그런 안전장치 없이는 무작위적으로 행동하는 자문 회사에 의해 (내가 CEO 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주장은 일부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들은 머스크의 요구가 결국 이례적인 ‘보상 패키지’를 위한 것이라고 의심한다. 이들은 머스크가 개별 투자자들을 ‘선동’ 해 자신의 보상안을 통과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한다.

아이오와 대학 그레고리 실 법학교수는 “머스크가 이사회에 특별한 주식 발행을 요구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결국 그것은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고상한 방법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 깨어있는 정신 바이러스

머스크가 뱅가드 등 수동적 투자 펀드를 공격하는 것은 이른바 ‘깨어있는 정신 바이러스(woke mind virus)’와의 지속적인 전쟁의 일환이다.

머스크는 정치적 이상주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진보적 자유주의 아이디어를 ‘깨어있는 정신 바이러스’라며 비판해 왔다. 미국 보수진영에서 논란이 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점) 투자에 대한 비판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실제 주주들을 대신해 이루어지는 결정들이 사실은 주주들의 이해관계에 반한다! 인덱스 펀드는 큰 문제다.”

머스크는 2022년 봄 ESG 투자에 관한 대화에 응답하며 이렇게 트윗했다. 머스크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둔 전기자동차 제조사로서 ESG 측면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최근 ESG는 특히 보수 진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ESG 관점이 기업 경영을 지나치게 제약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몇 달 후, 머스크는 “ISS와 글래스 루이스와 같은 ‘주주 서비스’ 회사들에게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 시장의 상당 부분이 인덱스, 수동 투자 펀드이기 때문에 이들은 주주 의결권을 그들에게 위임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인덱스 펀드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했다.

# 어정쩡한 뱅가드

테슬라의 가장 큰 주주인 뱅가드 그룹은 ISS와 글래스 루이스 서비스를 사용한다. 다른 주요 주주들도 펀드인 경우가 많다. 펀드 지분은 머스크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뱅가드는 머스크의 비판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우리는 신중하고 주의 깊게 의결권 자문을 사용하며, 펀드의 투표 결정은 펀드의 의결권 정책과 절차에 따라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 투자자의 장기적 이익에 기반을 둔다.”(뱅가드 웹사이트)

ISS나 글래스 루이스는 머스크의 주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기구는 자산들을 ‘활동가 조직’이라고 표현한 머스크의 견해를 반박했다.

의결권 자문 기구들은 자신들의 자문과 분석이 다양하고 상충하는 견해를 가진 고객의 정책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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