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만성 특파원) 여전히 사회 전체에 완연한 남녀 활동 격차가 첨단 기술로 꼽히는 암호화폐업계에서도 뚜렷한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14일(현지시간) 대다수 분야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이더(Ether) 투자자 중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인 비율로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최근 북미 비트코인 컨퍼런스에 참석한 강연자 88명 중 여성은 단 3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여성블록체인재단(Women in Blockchain Foundation)은 이러한 남녀 참여 간극을 좁히기 전 세계 여성에게 암호화폐를 소개하는 이벤트 ‘위민 인 크립토(Women in Crypto)’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게 ‘코인텔레그래프’의 설명이다.

 

‘코인 댄스’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트코인 업계에 종사하는 관계자, 혹은 투자자 중 여성은 단 5.27%에 불과하다. 즉,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업계 관계자 10명 중 9명 이상은 남성이다.

 

소셜 뉴스 웹사이트 ‘레딧’ 유저가 지난 10월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이더를 사용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96%에 달했다. 또한, 전자지갑 플랫폼 ‘마이이터월렛(MyEtherWallet)’도 조사 결과 남성 사용자 비율이 84%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여성블록체인재단 설립자 푸 스타일스(Phy Styles)는 단순히 말해 대다수 남성이 여성보다 암호화폐 관련 정보를 접하는 데 더 유리한 사회적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타일스는 “첨단 기술과 관련된 대다수 분야와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업계의 주요 대상은 남성이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성이 암호화폐 업계에 참여하거나 투자하는 비율이 남성보다 낮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중심 첨단 기술 플랫폼 ‘모걸’의 앨리 멀렌(Allie Mullen) 글로벌 마케팅 팀장은 암호화폐 업계가 더 많은 여성에게 관련 지식을 전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멀렌은 “암호화폐는 이해하기 복잡할 수 있으나 기본 컨셉만 배우면 보이는 것처럼 어렵지 않다. 나 또한 예전에는 암호화폐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나도 조금씩 배우기 시작하며 암호화폐가 누구에게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