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국회의원들의 코인 보유 현황이 공개된 가운데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빗썸에 상장된 김치코인(국내 발행 코인)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거래소에 상장된 김치코인은 급격한 시세 변동성을 띠는 만큼 ‘투기성 매매’에 유리한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전날(27일) 국회가 공개한 ‘가상자산 소유 현황 및 변동내역 공개목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5월 31일 기준으로 총 8억3700여만원 규모의 코인 87종(중복 포함)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역 의원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해당 현황을 상세히 살펴보면 그는 총 6개의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을 활용했다.

먼저 일반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4곳(빗썸, 업비트, 코인원, 캐셔레스트)을 주로 이용했다. 무려 보유 코인의 67%(59종)를 해당 거래소에 묶어둔 것이다.

다음으로 카카오와 위메이드가 만든 개인 가상자산 지갑 2종(클립, 위믹스 월렛)을 거쳤다. 그는 카카오 클립에서 코인 23종을, 위믹스 월렛에서 코인 5종을 각각 보유했다.

클립은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자산 지갑이며, 위믹스 월렛은 위메이드가 출시한 가상자산 지갑이다.

◆”투기성 짙은 ‘김치코인’에 주력”

김 의원이 플랫폼별로 보유한 코인 종류를 확인하면 특이점이 발견된다. 바로 투기성이 짙은 김치코인에 주력한 사실이다. 보유량 상위 11개 중 총 8개가 김치코인이었으며, 이중 절반은 빗썸을 거쳤다.

김 의원이 가장 많이 보유한 코인(규모)은 ▲샌드박스(1억5500여만원) ▲솔라나(1억5300여만원) ▲클레이(9500여만원) ▲갤럭시아(9300여만원) ▲스테픈(8100여만원) ▲엑시인피니티(7500여만원) ▲클레이페이토큰(4600여만원) ▲보라(3100여만원) ▲클레이스왑LP G(3000여만원) ▲클레이스왑LP M(2500여만원) ▲플레이댑(1900여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 중 솔라나와 스테픈, 엑시인피니티를 제외한 나머지 8종은 모두 김치코인이다. 8종 보유액 합산이 5억여 원임을 감안하면 과반을 김치코인으로만 보유한 셈이다.

아울러 클레이튼 기반 4종을 제외한 나머지 김치코인(샌드박스, 갤럭시아, 보라, 플레이댑)은 모두 빗썸을 통해 보유했다. 다시 말해 카카오클립을 거쳐야 하는 클레이튼 파생 코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김치코인을 빗썸에서만 거래한 셈이다.

기준을 전체 보유량으로 확장해도 ‘빗썸 상장 김치코인’에 대한 관심이 부각된다. 그는 전체 87종 중 절반(45%)에 가까운 40종을 빗썸에서 거래했으며, 이 중 14종은 김치코인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김 의원의 투기적 성향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시가총액이 작고 유동성이 부족한 김치코인은 시세 급변 가능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 벤처캐피탈(VC) 관계자 A씨는 “김치코인은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종목”이라며 “특히나 특정 거래소에 단독 상장된 김치코인이라면 거래물량이 한 곳에 쏠려 투기에 더욱 최적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점들을 인지하고 김치코인을 집중 매수했다면 투기에 목적을 뒀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김치코인의 시세 급변성을 꼬집었다. 보고서는 “김치코인의 91.3%에서 펌프 앤 덤프(급등락) 양상이 관찰된다”며 “시세 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취약한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빗썸이 김치코인 상장을 다수 진행한 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달 기준 국내 5대 원화거래소 중 가장 많은 김치코인을 상장한 곳은 빗썸이다. 빗썸은 연초부터 최근까지 총 16개의 김치코인을 상장했다. 이 중 단독 상장은 빅스코(VIX), 레저메타(LM), 팬시(FANC) 등 10개에 달한다. 나머지 6개는 다른 거래소에도 상장돼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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