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전세계 투자자들, 비상계획 준비”
#세계 국채시장에 직격탄…”공포스럽다”
#미국 경제대국 위상에도 균열 불가피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해외 순방 일정까지 단축해가며 연방정부 부채 한도 인상 협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함인데, 만에 하나라도 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경우 세계적인 시장 충격이 예상되며, 미국은 막대한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전 세계 투자자와 회사 경영진, 경제학자들은 티폴트 전후로 어떤일이 벌어질지 여러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며 “비상계획을 준비하고, 검증되지 않은 방식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법률을 통해 연방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상한선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부채 한도는 2021년 12월 증액된 31조3810억달러(약 4경1510조원)인데, 이르면 내달 1일 연방정부 부채가 상한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0여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야는 아직 한도를 인상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는 부족한 예산을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고 있다. 부채 한도가 늘어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어진다. 기존 부채 상환에도 문제가 발생해 디폴트 사태가 일어난다.

美 국채 시장 직격탄…신용평가 하락 불보듯

문제는 연방정부의 디폴트 사태가 단순히 미국 내 예산 집행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국채 시장 규모는 24조달러 규모이며 세계 금융 시스템의 근간으로 꼽힌다. 미국에 대한 높은 신용을 바탕으로 미국 채권은 현금과 거의 동일하게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미국 정부의 디폴트는 이 같은 미국 국채 시장의 균열로 연결된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캘빈 노리스 애곤 애셋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공포스러운 시나리오”라고 평했다.

또한 디폴트 발생 시 피치, 무디스, S&P 등 신용평가사들의 미국 신용 평가 하향이 불가피하다. 펀드 매니저들은 부유할 수 있는 국채의 등급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팔아야하는 상황에 몰리며, 동시에 매물이 쏟아져나오면서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주식, 기업채, 달러 폭락”…유동성 위기 우려도

시장의 자금 흐름에도 충격이 예상된다.

NYT는 “정부는 연방결제시스템에 가입된 은행을 통해 부채를 상환하는데, 상환금은 시장의 배관을 통해 개인 저축자, 연기금, 보험회사 및 중앙은행으로 흘러간다”고 설명한 뒤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나 이자 상환에 문제가 생기면 시장에서 곧바로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NYT는 “주식, 기업채, 달러가치는 폭락할 것이고 그러한 변동성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일 수 있다”며 “2011년 미 의회는 막판에서야 부채 한도 위반을 피하도록 합의했는데, 당시 S&P 500 지수는 2주 만에 17% 하락했다. 디폴트 발생 이후 반응은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디폴트의 직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위해 시장에서 빠져나올 경우에는 금융시스템의 유동성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충격이 추후 모두 복구된다고 해도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에는 커다란 균열이 불가피해 보인다.

NYT는 “디폴트 이후 미국 국채 보유에 대한 위험 인식은 높아질 수 있고, 이는 가까운 미래 정부의 차입비용을 높일 것이다. 세계시장에서 달러의 중심적인 역할도 약화할 수 있다”며 “정부 차입 비용 상승은 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하거나 대출을 받는 일을 더 비싸게 만들고, 소비자들의 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 이자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협상 위해 G7 후 곧바로 귀국…공화당도 “길이 보인다”

다만 미국 정부와 의회가 부채 한도 합의를 위해 연일 논의를 진행하면서 실제 최악의 상황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파푸아뉴기니와 호주를 방문하려던 당초 계획을 취소하고 오는 21일 워싱턴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방일 일정을 소화하는 중에도 협상 실무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있다고 한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데 앞장섰던 공화당 소속 매카시 하원의장도 최근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 보인다”며 이르면 내주 부채한도 협상안을 표결에 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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