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아인 기자] “사실상 디도스 공격이다.”

디도스를 우려할 정도로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혼잡하다. 비트코인을 전송해서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을 만큼 트랜잭션이 밀려 있다. 전문가들은 역대 최고 수준의 혼잡이 BRC-20과 오디널스 때문이라고 말한다.

디도스(DDos)는 “Distributed denial-of-service(분산 서비스 거부)”의 약자다. 시스템을 악의적으로 공격해 트래픽이 몰려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게 디도스 공격이다.

블록체인 기술 전문가는 “해소 가능한 트랜잭션 양보다 트랜잭션이 더 들어왔다. 이게 바로 디도스다”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멤풀을 확인할 수 있는 멤풀스페이스(mempool.space)에 따르면, 5월 8일 오후 5시 기준 약 43만 건의 트랜잭션이 있는 197개의 블록이 처리되지 못하고 승인 지체 중이다. 멤풀이란 블록에 들어가지 않은 트랜잭션이 대기 상태로 있는 공간이다.

현재 비트코인의 평균 블록 생성 시간은 10~11분이다. 한 블록당 약 3900개에서 4400개의 트랜잭션이 있다. 블록의 크기는 1.6MB에서 1.8MB 정도다. 다음 멤풀에 363.99MB 크기의 일처리가 필요하다. 이로써 197개의 블록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 바이낸스, 비트코인 출금 하루에 2번 중단

바이낸스는 비트코인 출금을 하루에 두 차례나 중단했다. 대기중인 거래량이 많고, 거래 수수료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바이낸스는 “채굴자에게 블록체인에 거래를 기록할 만큼 높은 보상을 제공하지 않아 보류 중인 거래가 너무 많다. 설정된 수수료는 최근 비트코인 가스 수수료의 급증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대규모 자금 유출이 있다는 사실도 공식 부인했다. 바이낸스 CEO 창펑 자오는 트위터에 “비트코인 네트워크 수수수료는 한 달만에 18배로 급등했다”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오디널스 마켓에서 거래 중인 비트코인 펑크, 출처: 비트코인 오디널스 캡처]

# 오디널스와 BRC-20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디도스’ 발생 원인으로 ‘BRC-20(Bitcoin Request for Comment)’를 지목하고 있다.

오디널스(Ordinals)도 혼잡의 한 원인이다. 오디널스 프로토콜은 텍스트, 사진, 오디오 및 비디오 등의 정보를 각 사토시에 기록한다. 1 비트코인은 1억 분의 1 사토시로 쪼갤 수 있다. 사토시는 라이트닝 네트워크로 구현된다. 개별 거래를 별도의 채널에서 처리하고 결과값만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오디널스 프로토콜로 만들어진 비트코인 NFT는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뜨거웠던 만큼 비트코인 NFT는 한동안 인기를 끌었다. 오디널스의 첫 NFT 프로젝트인 비트코인펑크(Bitcoin Punks)는 2월 9일 1만 개의 NFT가 모두 민팅되어 바닥가 0.97ETH로 거래 중이다. 현재 전체 거래량은 8100 ETH에 달한다.

‘크립토펑크’, ‘BAYC’를 발행한 유가랩스의 비트코인 NFT인 트웰브폴드의 최고 판매가는 7.1159 BTC에 이르기도 했다.

# BRC, 밈코인 인기와 함께 폭주

오디널스 프로토콜이 가동되고 몇 주일 뒤 BRC-20가 등장했다. BRC-20은 도모(Domo)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온체인 분석가가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NFT의 발행과 전송을 촉진시키기 위해 3월 초 만든 토큰이다.

BRC-20 표준은 오디널스 프로토콜을 통해 이더리움처럼 비트코인에도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생성하고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 이더리움의 ERC-20과 달리 BRC-20 토큰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사용하지 않으며, 이 토큰을 발행하고 거래하려면 비트코인 지갑이 필요하다.

BRC-20 개발자인 도모는 “이 토큰이 단지 실험일 뿐이며, 어떤 가치도 없는 토큰”이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나 BRC-20 표준의 인기는 식지 않고 오히려 뜨겁게 달아올랐다.

BRC-20.io 사이트에 따르면, BRC-20 토큰은 현재 총 1만 4079개로, 시가총액이 9억 5723만 달러에 달한다. BRC-20의 인기를 이끈 건 페페(pepe)와 같은 밈코인이다.

BRC-20에서 가장 많은 시총을 차지하는 건 ORDI 코인으로 5억8060만 달러다. meme가 8161만 달러, 페페가 7279만 달러에 달한다. domo는 2038만 달러의 시총으로 5위를 기록 중이다. 총 발행 토큰량이 2100만 개인 ORDI는 이날 게이트아이오에 상장됐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BRC-20 트랜잭션 수는 4월 29일부터 5월 2일 사이에 50% 이상 증가해 일반 BTC 트랜잭션을 넘어섰다.

BRC-20 거래의 증가는 거래 수수료의 급등으로 이어져 4월 말 출시 이후 채굴자들에게 109.7 BTC의 추가 수수료가 발생했다.

한편, BRC-21 표준도 제안됐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사 인터레이(Interlay) 창립자 알렉세이 자미야틴(Alexei Zamyatin)이 트위터에 BRC-21 표준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 상에서 완전히 탈중앙화된 토큰을 발행하자고 말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 기준 2만 8000 달러 선이 무너져 2만 7925달러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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