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가능성…투자보다 대출 상환 우선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올해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이 팽배하다. 지난해 급등했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지만 금리 인하 시점은 불투명하다.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투자 기회를 포착하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 전문가들에게 새해 투자 전략에 대해 물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2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4%대 아래로 내려갔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3.68~3.95%를 나타냈다. 정기예금 금리는 하루에도 0.2~0.3%포인트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정기예금 금리 하락…”방망이 길게 잡아야”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투자를 고려한다면 금리가 더 내리기 전 만기 1년 이상 정기예금 상품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최근 예금금리가 소폭 하락했지만 예년보다는 높은 수준인 데다 향후 금리가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리스크가 거의 없는 안전한 상품을 원한다면 현재는 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을 권유하고 있다”면서 “만기 2~3년 상품의 금리가 1년 만기보다 조금 더 낮긴 하지만 이전에 비하면 높은 구간이다. 정말 안전한 상품을 원한다면 2~3년 만기 정기예금에 분산해 가입할만하다”고 말했다.

고금리 저축보험도 고려할만하다. 최재현 NH농협은행 NH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은 “저축보험의 경우 최근 금리가 4%대인데 5년 동안 금리가 고정되는 상품이 있다”고 언급했다.

고액자산가라면 신종자본증권을 추천한다. 한수연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은 “이자를 한꺼번에 받는 저축보험과 달리 신종자본증권은 상품에 따라 매달 또는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한다”면서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경우 연간 단위로 종합소득세를 정리할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에는 주식보다 채권…”투자보다 대출상환 먼저”

경기침체 가능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에는 주식보다는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투자는 2분기 또는 하반기까지 경기침체 분위기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최 위원은 “인플레이션 이후에는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전반적”이라면서 “변동성이 심한 상태에서 상반기에는 채권 투자로 눈을 돌릴만하다. 주식 투자는 하반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은 기본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구조다. 최근 한국 국채 장기물 금리가 빠지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센터장은 “국채 20년물, 30년물에 많이 투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2019년 9월에 발행한 채권들이 가격이 높을 때 발행됐기 때문에 지금 가격 메리트가 있다”며 “예를 들어 채권이 2019년 9월에 1만원에 발행됐다면 지금은 7500원 수준이다. 올해 말 정도에 8000원, 8500원이 된다면 채권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매매차익에는 비과세가 적용된다. 이에 종합소득세율이 높은 자산가들이 이러한 방식의 투자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게 아니라 중간에 매매 차익을 얻으려 할 경우 시중 금리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구조를 이해하고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주식 투자는 경기침체 분위기를 지켜보고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 팀장은 “경기침체 분위기가 어느 정도일지는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나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1분기까지는 지켜보고 2분기부터 투자 방향을 잡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금투자 등이 관심을 받는다. 골드바 등 실제 금을 직접 사는 방법 외에도 골드뱅킹, 골드펀드 등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이러한 상품은 현물 가격이 아닌 선물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점과 변동성 등을 유의해야 한다.

다만 고금리 기조에서는 투자보다 대출 상환이 먼저다. 정 부센터장은 “대출이 있다면 다른 투자보다 대출 상환을 먼저 하기를 권유한다”며 지금은 갚는 게 재테크”라고 말했다.

투자 기회를 잡으려면 금리가 더 하락하기 전에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한다. 한 팀장은 “정기예금 금리는 매일 떨어지고 채권도 금리가 더 하락하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싶으면서 목돈이 있는 투자자라면 금리가 더 빠지기 전에 조금 서둘러도 좋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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