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화 가치 4.29% 상승…일본에 이어 2위
#원화, 위안화 프록시 통화…중국·일본 영향 커
#”1분기 원·달러 환율 1300원 재돌파할 듯”
#미 기준금리·중국 위드코로나 등 불확실성 커

[서울=뉴시스] 류난영 한재혁 기자 =지난달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가운데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 등에 달러 가치가 하락한 데다,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 강세 영향까지 함께 받은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미 연준의 금리인상, 중국 코로나19 방역정책 등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원달러 환율이 올해 초 다시 1300원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뉴시스가 달러를 포함한 전세계 주요 20개국의 통화 변동폭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원화 가치는 지난해 11월 말 대비 4.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계 주요 20개 국가 통화 가운데 일본에 이어 두번 째로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달러 가치는 2.48% 하락했다. 달러 하락폭 보다도 원화 가치가 더 가파르게 오른 셈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1월 말 105.897에서 지난달 말 103.269로 내려갔다.

이 기간 4% 이상 상승한 통화는 원화와 엔화가 유일하다. 엔화는 지난달 한 달 간 5.27% 올라 전세계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는 그동안 전세계 주요국의 긴축에도 엔저를 유지해온 일본이 장기금리를 인상하는 등 사실상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강세를 보였다. 일본은행(BOJ)이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을 0.25%로 제한했던 것을 0.5%까지 확대하자,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상과 동일한 조치로 받아 들였다. 발표 직후 엔화 가치가 4% 이상 급등하며 일일 상승폭 기준으로 24년 만에 가장 큰 폭 올랐다.

엔화 외에도 덴마크 크로네(+2.86%), 유로화(+2.84%), 중국 위안화(+2.76%), 스위스 프랑(+2.30%) 등도 가치가 2%대 올랐다.

반면 이 기간 주요국 통화 가운데 브라질 헤알(-1.90%), 캐나다 달러(-1.03%), 인도 루피(-1.64%)는 가치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미국의 고강도 금리인상 우려에 13년 여 만에 1400원을 넘어섰다. 당시 한미 금리 격차 확대로 환율이 1500원도 넘어설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은 그러나 예상과 달리 지난해 11월 1400원대 아래로 내려선 후 같은 달 말에는 1318.8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들어서는 다시 1300원대 아래로 레벨을 낮춘 후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1264.5원에 마감했다.

원화 가치 하락 속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빨랐던 것은 물론 달러 약세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기대감에 따른 위안화 강세, 일본의 사실상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 선회 기대감에 따른 엔화강세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 달 9일 하루 동안 16.7원 급락한 데 이어 19일(2.5원), 20일(13.3원), 21일(3.9원), 22일(9.5원) 등 나흘간 29.5원 하락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번 달 들어서는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8.1원 오르고, 3일에도 장중 한때 1280원을 다시 넘어서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원화 가치 하락폭이 전세계 주요국 중 엔화 다음으로 빨랐는데, 이에 따른 반작용 효과로 지난달 원화 가치 상승 속도도 그만큼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원화는 다른 통화들 보다 변동성이 큰데 위안화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 위안화 프록시 통화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 고용지표 등 경제지표 결과, 중국 코로나19 확산 등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 달러화가 추가 반등하거나 다시 하락할 수 있는 등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원화 가치 회복이 앞으로 지속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보고 있다.

우선, 이번주 발표될 강한 고용 흐름이 12월 고용지표에 확인 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우려가 진정될 수 있다. 미 연준은 1월 31일~2월 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한다.

또 위안화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활동 위축이 지속되고 있어 위안화에 위협요인으로 잠재하고 있지만, 위드코로나 국면이 본격화 될 경우 위안화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가파른 하락 폭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이번 주 미 고용지표 발표 이후 달러화 추이가 추가 하락 혹은 반등을 결정할 변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12월 고용지표에서 강한 고용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이 확인될 경우 미 연준의 추구 금리인상 우려가 상당부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을 넘어서며 반등할 가능성이 높겠지만, 하반기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마무리 될 경우 다시 내려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올해로 끝날 것이란 기대로 달러 가치가 많이 내려 왔는데 1분기의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도 있고, 국내 무역수지 적자, 중국 코로나19 대유행 가능성 등이 남아 있다”며 “1분기에는 이런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30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3월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 가고, 중국도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코로나19 확산세도 줄어들면 원달러 환율이 다시 내려올 수 있다”며 “하반기 1200원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승혁 연구원은 “연초에는 미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어 1300원을 다시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반면 미 연준 금리인상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전체적 방향성은 하락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saeby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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