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SK C&C·카카오 등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간담회 개최
카카오 “3.2만대 서버 중 1.2만대 복구…완전 복구 시점 확정 안돼”
과기정통부 “부가통신사업자 제도 개선 방침…손해배상은 ‘아직'”
SK C&C “상장 이상의 최악 상황 발생…기술 보완 방안 마련할 것”

[성남=뉴시스]윤현성 기자 =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네이버 등 대국민 플랫폼 서비스가 하루 가까이 마비된 가운데 정부가 부가통신사업자의 책임을 강조하며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SK C&C와 카카오를 비롯한 관계사들도 이번 사고가 “IT 역사상 유례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이같은 사례가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소방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흘에 걸쳐 정밀 조사 및 포렌식을 진행해 구체적인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을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6일 경기 성남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SK C&C, 카카오, 네이버클라우드 등 관계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날 발생한 화재 사고의 원인, 향후 대책 수립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전기실’에서 시작된 데이터센터 화재…과기정통부, 장관 주재 대책본부 가동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모든 데이터가 집적되는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운영관리와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정보통신서비스의 안정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모든 정보통신사업자는 자사 서비스의 대국민적 파급효과를 공감하시고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기본을 탄탄히 해달라. 정부도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필요한 제도적·기술적 방안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15일 오후 3시15분께 SK C&C 판교데이터센터 전기실에서 발생했다. 이후 오후 3시22분께 서비스 전원이 차단됐고, 이후 전원 공급을 위해 SK C&C와 소방 당국이 현장에서 배선 점검에 나서 이튿날 새벽 2시부터 전원공급이 재개됐다.

카카오 서비스의 경우 오후 3시30분께부터 서비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는 장애가 나타나기 시작해 뉴스서비스는 같은날 오후 11시21분부터 일부 기능이 복구됐고, 카카오톡은 이튿날 새벽 2시16분께부터 일부 메시지 수·발신 기능이 복구됐다.

출고일자 2022.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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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종호 과학기술부 장관이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에서 열린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2022.10.16. jtk@newsis.com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소방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이 사흘에 걸쳐 정밀 조사 및 포렌식을 진행해 구체적인 원인을 식별할 방침이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고 대책 수립을 위해 홍진배 네트워크정책실장을 필두로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구성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15분부로 재난상황실을 이종호 장관 주재의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로 격상했다. 방송통신재난 관련 최상위 단계 대응에 나서 과기정통부뿐만 아니라 관계부처 협력으로 서비스 정상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과기정통부 “원인분석 후 부가통신서비스 제도 개선…손해배상은 아직 본격 논의 안 돼”

과기정통부는 이 장관이 직접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이 무너지면 우리가 (전날) 경험했듯 국민들의 일상의 불편을 넘어 경제·사회활동이 마비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만큼 이번 사고를 계기로 부가통신사업자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으로 전망된다.

홍진배 네트워크정책 실장은 “부가통신사업자와 기간통신사업자는 현재 법적지위도 그렇고 보호하고 있는 여러 기술이나 제도가 경중이 달리돼있다”며 “이번 원인분석을 상세히 한 후에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있으면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필요한 제도 보완사안이 있는지 아울러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만큼 이날 간담회에서 손해배상에 대한 전반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홍 실장은 “손해배상은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 관련 사업자들께서 고민하고 계실 것”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손해배상 부분은 검토 중인데, 관계 부서 및 사업자들과 협의해서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고가 부가통신사업자들의 망 서비스 안정 제공 의무를 규정한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7) 위반 소지가 있는 지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출고일자 2022.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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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종호 과학기술부 장관이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에서 열린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2022.10.16. jtk@newsis.com

◆SK C&C “상정 이상의 최악 상황 발생…기술적 보완 방안 마련하겠다”

화재가 발생한 SK C&C 측은 화재 방지 시설은 이상 없이 작동해 인적피해를 막을 수 있었으나, 설립 이래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이같은 대란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김완종 SK C&C 클라우드부문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국민 불편을 끼쳐드리고, 고객사에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려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희 데이터센터 내에 비상 전원 공급 장치가 존재하고 이를 통해 서비스하는 구조를 갖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떻게 보완할 지 기술적 방안을 세밀히 검토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 네이버 등 대국민서비스 외에도 SK C&C 데이터센터가 제공 중인 기업 서비스에 대한 대안도 언급됐다. 김 부사장은 “판교 데이터센터 내에 IDM 클라우드 데이터가 있는데, 이걸 SK 그룹사를 비롯한 대외 고객사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순차 복구를 통해서 복구가 거의 이뤄진 상태이고, 월요일에 회사 업무들을 보실 텐데 업무에 지장없도록 IDM 클라우드와 긴밀히 협업해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3.2만대 서버 차단된 ‘전례 없는 일’…화재 등 상황까지 대비하겠다”

국민적 체감이 가장 컸던 카카오 또한 이번 화재로 인해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 서비스 오류가 장기간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양현서 카카오 ER실장(부사장)은 “판교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가장 메인 센터로 쓰고 있어서 약 3만2000대 서버가 있는데, 그 전체 전원 공급이 차단되다보니 서버를 증설해서 트래픽을 전환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현재 1만2000대 정도 복구가 됐는데 오후에 전원 공급이 되면 추가적으로 서버 대비가 되겠지만, 언제 완전 복구가 될지는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카카오톡은 장애가 발생하면 20분 내로 해결한다는 목표로 장애 대응을 최우선 하고 있는데 지금은 워낙 서버 손실량이 커서 대처가 지연되고 있다”며 “3만2000대 서버가 전체 다운되는건 IT 역사상 유례 없는 일인 만큼 대처에 어려운 점이 있다. 앞으로는 이런 상황까지 대비해서 재발방지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출고일자 2022.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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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 김근수 기자 =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포털사이트 다음과 카카오톡 사용이 일시중단 되었다. 사진은 포털사이트 다음 사이트. 2022.10.15. ks@newsis.com

또 양 부사장은 “그냥 전원이 내려가는 정도는 저희 기술자들이 들어가서 재설정 등을 거치면 좀더 시간이 단축돼서 해결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화재 현장이어서 직접 진입해 시스템을 수리하는 부분 등에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며 “최대한의 리스크 시나리오를 세우고 준비했다고 생각했으나, 화재가 나서 서버 전체가 내려가는 상황에 대해서는 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다만 양 부사장에 따르면 카카오의 데이터가 분산 저장 돼있고 시스템도 복구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려했던 데이터 손실은 0%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날 오후 발생한 SK C&C 화재로 국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서비스들이 대거 중단되며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도 완전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네이버의 경우는 화재 발생 이후 약 4시간 만에 서비스 정상화가 시작됐으나, 카카오는 카카오톡·카카오맵·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의 일부 기능만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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