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2E 게임, 사행 게임으로 분류돼 국내 출시 불가
P2E 요소 빼고 국내 버전 출시하거나 해외에만 론칭
국내 이용자들, P2E 게임하려면 VPN 이용해 우회 접속
문체부 산하 두 기관 ‘P2E’ 게임 보는 시각차 엇갈려
게임위 “P2E 게임은 ‘사행 게임’…국내 출시 불가해”
콘진원 “P2E게임은 ‘신성장 게임'”…수억원 지원도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국내 업체들이 만든 플레이투언(Play-to-Earn, P2E) 게임들이 국내 출시를 하지 못하고 글로벌 론칭으로 방향을 전환하거나 국내 출시 버전에는 P2E 기능을 제외한 채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P2E게임을 사행성으로 규정하고 국내 시장의 빗장을 굳게 닫은 탓이다. 지난해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의 국내 P2E게임 ‘실타래'(SYLTARE)도 한국을 제외하고 해외 버전만 출시했다.

2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P2E 프로젝트 실타래(SYLTARE)가 지난 18일 글로벌 론칭을 마쳤다. 국내 서비스는 현재 제공하고 있지 않다. 현재 게임물관리위원회가 P2E기반의 게임이 사행성이 있다고 보고 국내 유통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르면 사행 게임은 게임 결과에 따라 재산상의 이익이나 손실을 주는 것으로 두 가지 요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 사행 게임은 주로 베팅이나 배당을 내용으로 하는 게임물,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게임물 등을 말한다. 또 게임 내 결과나 보상물이 현금으로 환전될 수 있는 요소도 사행성 요소로 보고 있다.

P2E게임은 게임을 통해 보상으로 게임 내 토큰을 받고 이를 가상자산 거래소 등을 통해 다른 가상자산이나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따라서 게임을 하면서 받는 보상을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행 게임으로 분류된 것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출시된 P2E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도 게임 출시 후 P2E요소가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해 말 해당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 결정 취소를 통보했다.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는 삭제됐다. 지난 6월 기준 게임위가 등급 분류 결정 취소를 예고한 국내 P2E와 대체불가토큰(NFT) 모바일 게임은 모두 32종이다.

출고일자 2022. 0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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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사자처럼의 국내 P2E 게임 실타래 게임 접속 화면. 국내에서는 P2E 게임의 출시가 금지돼 있기에 접속이 제한돼 있다.(사진=실타래 접속 화면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여건이 녹록지 않은 탓에 유망 P2E 게임들은 국내 기업이 전적으로 개발·제작을 했음에도 P2E 요소를 제외하고 국내 출시를 해야 하거나, 해외에만 서비스하는 등 반쪽짜리 론칭을 진행하고 있다. P2E 게임을 P2E라 부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도 지난달 14일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며 아시아 지역에 정식 론칭했지만 국내에선 이용이 불가하다. 무한돌파 삼국지의 제작사 나트리스는 아시아 지역 게임 출시를 맞아 아시아 신규 서버와 한국 신규 서버를 추가로 오픈하고 출시 기념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한국 등 P2E 게임이 정식 출시가 어려운 국가는 서비스 대상이 아니다.

실타래 역시 국내 1위 NFT 메타콩즈를 성공시킨 이두희 개발자가 대표로 있는 멋쟁이사자처럼의 P2E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이다. 실타래 프로젝트는 멋쟁이사자처럼의 해외 자회사인 라이크라이언(LIKELION)이 운영하고 있다. 라이크라이언은 싱가포르 법인으로 국내 출시가 당장 어려운 상황에 해외 법인을 통한 글로벌 론칭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운영팀은 국내 출시를 위해 물밑작업 중이지만 현재 P2E게임에 대한 시각이 정리되지 않아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부처 내 산하기관마다 P2E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는 P2E 게임을 ‘사행 게임’으로 보고 국내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또 다른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P2E 게임을 ‘신성장 게임’으로 보고 하나의 게임당 최대 5억원의 사업비를 지원 중이다.

현재 실타래는 지난달 28일 서비스 오픈 후 이달 18일에 정식 글로벌 론칭을 완료했다. 국내에서는 접속이 제한돼 있기에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우회 접속하거나 해외에서 이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두희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한 게시물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베트남 다음으로 한국에서의 접속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멋쟁이사자처럼 관계자는 “실타래는 멋쟁이사자처럼의 싱가포르 법인 라이크라이온에서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한 글로벌 프로젝트 운영에 대한 최적화를 도모하고 있다”며 “현재 실타래의 국내 서비스와 관련해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소통 중인 단계로 국내 유저들에게도 용이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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