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한글과컴퓨터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아로와나 코인 상장 당시 빗썸이 코인 마케팅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며 상장 날짜를 연기했다는 한컴측 내부 자료가 나왔다.

이 자료에는 마케팅 강화를 요구한 빗썸 고위층이 누구인지 한컴측이 답답해 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당시 빗썸은 허백영 대표이사 체제였다.

아로와나 코인은 당초 2021년 4월 15일 상장 예정이었다. 빗썸은 4월 13일 오후 상장 날짜를 연기하자고 한컴측에 통보했다. 통보를 받은 한컴은 긴급 회의를 갖고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자료에 따르면 빗썸은 아로와나 코인 마케팅이 부족하다는 것을 상장 연기 이유로 들었다. 코인을 홍보하고, 커뮤니티를 확장하는 마케팅도 있지만, 상장 직후 ‘가격 관리’를 위해서도 프로젝트들이 많은 예산을 책정한다. 소위 마켓 메이커(Market Maker)를 동원하는게 일반적이었다.

빗썸측의 요구와 대응 방안을 정리한 한컴 내부 자료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빗썸은 마케팅이 부족하다고 함. (상장후) ‘재단이 책임지고 마케팅하겠다’고 상의하겠음
– 상장을 처음하는데 마케팅을 얼마나 더해야 하나. 이 정도면 정말 잘한 것이라 생각함.
– 전 실장(빗썸 상장총괄 전준성 실장)에게 ‘누가 그렇게 하는 것인지(트집을 잡는지) 확인해 주면 설명하겠다’고 함
– (한컴측 관계자가) 허 대표(허백영 빗썸 대표)로 추정. ‘내일(4월 14일) 오후에 허백영 대표를 만나러 가는 것’도 검토

빗썸과 한컴측은 다음날인 4월 14일 협의를 거쳐 아로와나 코인 상장 날짜를 4월 20일로 바꾼다. 아로와나 코인은 실제로 4월 20일 상장됐다.

블록미디어는 해당 자료에 언급된 허백영 전 빗썸 대표에게 관련 사실에 대한 확인 문의를 했으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전준성 실장에게도 같은 내용의 사실 확인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블록미디어는 허 전 대표에게 세 가지를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첫째, 아로와나 상장 연기 결정이 대표의 의중이 담긴 것인가
둘째, 상장일을 4월 20일로 연기한 것을 전 실장으로부터 보고 받았는가
셋째, 대표가 상장 일정을 직접 챙길 정도로 아로와나 프로젝트가 중요했는가

통상적인 코인 상장은 상장 신청과 평가를 대부분 이메일로 진행한다. 실무자 미팅을 하더라도 빗썸의 상장을 총괄하는 전 실장이 직접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상장 예정일 이틀을 남겨두고 갑자기 일정을 연기하고, 이후 전화 통화 등으로 코인 마케팅과 최종 상장일을 협의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과정에서 한컴측이 상장일 변경의 배경으로 당시 빗썸 CEO의 이름을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다. 한컴측 인사들이 허 전 대표를 실제로 면담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아로와나 상장과 관련한 논란에서 검찰 수사 자료, 관계자 증언, 한컴 내부 자료 등에 등장하는 빗썸측 임직원은 세 명으로 늘어났다. 허백영 전 대표, 한성희 전 상무(COO), 전준성 실장 등이다. 블록미디어는 관련 사항에 대해 당사자들과 빗썸에 수 차례 확인을 요청했다. 허 전 대표가 물러났기 때문에 빗썸 홍보실을 통해 해당 질의를 전달하기도 했다. 블록미디어는 관련 당사자 또는 빗썸의 공식적인 답변을 받을 경우 사실 확인을 거쳐 추가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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