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465억 달러. 58조 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돈이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위해 월가의 11개 투자은행들로부터 이 돈을 조달했다. 지난 15일 부활절 주간부터 수요일(20일)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다. 개인 재산이 2500억 달러에 달한다. 대부분이 주식이다. 465억 달러를 조달하려면 투자자들에게 “트위터 인수 이후 사업계획”을 요령있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 머스크, 직접 프리젠테이션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줌(zoom) 화상 회의를 통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 최고의 투자자들은 부활절 휴일도 반납하고 머스크의 제안을 검토했다. 이번 딜의 주간사는 모건스탠리다.

자금 조달 구조를 보면 머스크가 트위터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로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인수 후 사업구조를 바꾸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트위터는 현금흐름이 넉넉한 기업이 아니다. 부채(채권)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이자 부담도 커진다.

# 채권, 담보대출, 주식 등 총동원

그래도 부채 증가는 불가피하다. 인수 자금 465억 달러 중 부채가 130억 달러다. 주식 담보로 받는 대출은 125억 달러다. 머스크의 테슬라 주식, 인수 후 트위터 주식 등이 담보물이다.

마지막으로 주식을 통한 자금 조달이 210억 달러다. 이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에 트위터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채권 투자자들은 회사의 잔여 재산에 대한 우선적인 권리를 갖는다. 반면 주식은 잘못했다가는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다.

이번 딜이 단기간에 진행됐기 때문에 월가 투자은행들은 트위터의 재무상황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 머스크의 사업 구상을 믿고 투자하는 수 밖에 없다.

# 머스크의 사업 구상은 뭔가?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했을 때 경제적인 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로서 오픈 플랫폼화하고, 언론자유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다르다. 막대한 돈을 투자하려면 머스크의 신념이나 이상적인 말만으로는 안된다.

머스트는 구체적인 회사 경영 계획을 밝힌 적이 없다. 단편적으로 트위터 이사회 보수를 0으로 만들겠다거나, 스팸 봇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만 했다. 최근에는 트위터에 본인인증을 도입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머스크는 주식의 형태로 210억 달러를 투자하는 월가 투자은행들을 어떻게 설득했을까?

# 사용자 중심 구독 모델 가능성

머스크의 트윗이나, 발언을 종합해보면, 광고 의존적인 사업 구조를 바꿔 사용자 중심의 구독 모델을 도입할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가 준비 중인 트위터 블루에 대해 “광고를 없애고 소액의 구독료를 받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트윗을 많이 하면 할 수록 보상이 주어지는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챗굴’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이미 거대한 광고판이다. 알고리즘에 의해 내가 선호할 것으로 예상하는 광고가 뜨도록 돼 있다.

머스크는 ‘프리 스피치(free speech)’를 기치로 내걸어 트윗 양을 대폭 증가시킴으로써 가입자를 늘리고, 구독과 연계된 보상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소셜 미디어의 가짜 뉴스, 언론자유에 대해 언급하면서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매출 증가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불화를 완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더라도 기업이 건강하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취지다.

월가 투자자들이 이 같은 정공법에 선듯 큰 돈을 내놓은 것인지, 아니면 머스크가 숨겨 놓은 다른 비책이 있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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