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선임기자] 비트코인에 대해 가장 많이 접하는 뉴스는 가격에 관한 뉴스다. 비트코인이 폭등했다거나 폭락했다는 뉴스가 대부분이다.

비트코인 가격변동을 만드는 뉴스는 주로 정부 당국의 규제다. 중국이 비트코인을 금지할 때마다 비트코인은 50%에서 80%씩 폭락했다.

경제 금융 시스템이 비교적 안정된 우리나라에서 비트코인은 오르면 돈을 벌고 내리면 돈을 잃는 투자대상일 뿐이다. 최근 투자자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을 고대하고 있다.

전세계 금융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미국 금융시장의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지금처럼 높은 가격의 투자대상으로 만든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비트코인 그 자체다.

정부의 방해를 뚫고 중앙은행의 견제를 이겨내고 비트코인은 스스로 성장했다. 2010년 1달러에 수십개씩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지금은 4만5000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는 비트코인에 길을 열어준 게 아니라 비트코인에 밀려 이를 수용하고 있을 뿐이다.

비트코인은 해킹 당하지 않는 정보, 제한된 공급물량, 투명한 발행 정책 등으로 스스로 최고의 통화이자 자산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당국과 통화당국의 자의적 정책을 넘어선 누구에게나 투명한 P2P 통화로서의 가치에 주목할 때다.

비트코인이 스스로 만든 요새와 성채를 살펴보자.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의 돈

가상자산 거래소 쿠코인(KuCoin)은 2021년 아프리카 대륙의 암호화폐 사용자 비율이 2670% 증가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결제 건 88.5%는 해외 송금 서비스였다. 일반인들의 금융기관 거래가 어려운 아프리카에서 모바일과 인터넷만 있으면 가능한 비트코인은 가장 편리한 금융수단이다.

비트코인 세네갈(Bitcoin Senegal) 창립자 누루(Nourou)는 아프리카의 비트코인 채택률이 앞으로 수년간 1000% 이상 증가 추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현지 화폐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비트코인 채택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자국화폐에 대한 불신으로 미달러화를 통화로 함께 쓰는 나라가 50여국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국민들은 경험을 통해 비트코인의 편리함과 가치저장수단으로써의 우월함을 이미 알고 있다.

달러를 통화로 쓰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에 이어 비트코인을 주된 통화로 쓰는 하이퍼비트코인화((Hyperbitcoinization)가 일어나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투자대상이 아닌 삶의 수단인 곳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그렇다. 공격을 한 러시아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모두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재산을 처분해 비트코인을 가지고 피난을 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금융시스템이 무너진 곳에서 삶을 지탱해 주는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암호화폐 세상의 기축통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기축 통화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테라(LUNA)가 생태계의 핵심인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인 UST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해 비트코인 100억 달러 어치를 준비자산으로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화폐를 발행한다. 동시에 무역 등 대외 교역자금을 지불하기 위해 준비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달러, 유로, 금 등이 대표적인 지급준비자산이다.

자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사람들은 외화로 바꿔 빠져나가려 한다. 우리가 겪은 IMF 사태가 준비자산이 부족하면 한 국가의 경제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줬다. 환율이 치솟고 물가가 오르고 자산가격은 폭락하면서 국민들의 삶은 망가진다.

블록체인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DeFi 등 다양한 금융생태계가 조성되는 블록체인은 그곳에서 사용되는 기본자산이 무너지면 생태계가 붕괴한다. 테라는 생태계의 안정을 위해 국가가 달러를 보유하듯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기존의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를 준비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테더(USDT)나 써클(USDC) 등은 달러나 유가증권을 담보로 같은 규모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다.

달러를 대신해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선택했다는 것은 적어도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준비자산으로 비트코인이 달러와 경쟁을 시작했다는 의미다.

준비자산으로 달러 대신 비트코인을 선택한 것은 현명해 보인다.

2010년 비트코인은 1달러로 수십개를 살 수 있었다. 지금은 1비트코인으로 4만5000달러를 살 수 있다. 비트코인이 탄생한 뒤 13년을 봤을 때 달러는 지속적으로 가치가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가치가 상승했다.

지금 100억 달러의 비트코인이 몇 년 뒤 100억달러보다 적을 지 클 지는 가봐야 알 일이다. 그러나 테더는 클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선택하는 시도는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세상의 기축통화로 성장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

정부가 인정하는 법정통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반년이 조금 지났다. 최근 대형 화산이 폭발한 태평양의 섬나라 통가도 비트코인을 2023년까지 법정통화로 채택할 예정이다.

통가 왕족이자 전 국회의원인 푸시투아가 구체적인 일정을 설명했다. 인구 700만 명이 안되는 엘살바도르와 10만 명이 조금 넘는 통가라는 작은 나라만의 얘기라고 치부해서는 안된다.

중남미의 멕시코와 파라과이, 브라질의 영향력 있는 국회의원들이 비트코인 법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을 도운 블록스트림의 전 CTO 삼손 모우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나라에 전념하기 위해 블록스트림을 그만둔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 숭배자인 멕시코의 재벌 리카르도 살리나스와 만남을 가졌다, 그는 멕시코가 비트코인 법정화채택의 리스트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은 미국에서 강력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연방국가다. 주마다 강력한 자치권을 가지고 있다. 와이오밍, 일리노이, 텍사스 등 10여개 주에서 주의원들이 연방 의원들과 함께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받거나 비트코인을 지방정부의 대차대조표에 가지고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에 번영을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법에 근거해 종이로 찍어내는 법정통화인 피아트 머니보다 비트코인을 보유하는게 장기적으로 유리하고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일들은 비트코인이 만든 것이다. 2100만 개로 발행량이 투명하게 제한돼 있고, 10여년간 한번도 해킹당하지 않은 비트코인의 안정성이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만들었다.

또 라이트닝 네트워크로 대표되는 레이어2 솔루션이 비트코인이 싸고 값싸게 거래할 수 있는 편리한 자본이동 수단으로 자리잡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가치가 안전하게 보전되고, 가치가 성장하고, 사용하기도 쉽다는 비트코인의 장점이 비트코인으로 사람들을 모이게 만들어 주변에 든든한 요새를 쌓게 만들고 있다.

얼리어답터들이 선택한 투자 대상

비트코인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곳은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테슬라 등 기술기업들이다. 이들은 비트코인의 기술적인 안정성과 가능성을 미리 인지하고 투자에 나섰다. 특히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입은 비트코인 폭등을 만들기도 했다.

또 미국의 레거시 금융기관들도 비트코인 투자를 노크하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피델리티 등 전통기관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갤럭시디지털, DCG 등 암호화폐 전문투자기관들도 성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에게 비트코인은 투자대상이다. 이들은 분석을 통해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을 예측하고 매입과 매도를 반복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일시적인 가격은 이들의 돈에 의해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삶의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국가들,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삼는 프로젝트들에게 비트코인은 투자대상이 아닌 삶의 기준, 판단의 기준이 된다.

비트코인을 판단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삶의 터전으로 여기는 요새들이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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