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이뉴스24 최은정 기자] 부산시가 블록체인 규제 자유특구로 선정된지 2년차를 맞이했지만, 업계는 산업 활성화 등을 위해 규제 대폭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7일 부산 해운대 APEC 하우스에서 열린 ‘제12회 월드블록체인 서밋 마블스 부산 2021’ 콘퍼런스에서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이같은 목소리를 냈다.

박효진 세종텔레콤 부사장은 “(블록체인 관련) 시스템, 서비스 등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데 규제가 너무 많아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부산은 규제 자유특구지만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것. 그는 스위스의 ‘크립토밸리’로 알려진 주크시를 예로 들었다. 주크시는 인구 약 3만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지만 글로벌 암호화폐공개(ICO)가 대거 이뤄지는 지역이다. 5년만에 400개 이상 블록체인 기업을 유치하는 등 성과를 기록했다.

박 부사장은 “‘해운대 크립토비치’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전폭적인 규제 완화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도 “주크 지역의 특징은 규제가 완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인프라만 구축해주는 등 역할을 하고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 규제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주크시는 싱가포르와 크립토 회사 유치 경쟁을 통해 법인세를 12%까지 낮추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2019년 3월 블록체인 규제 자유특구로 지정됐다. 개인정보 보호법 등 규제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 그러나 사업 확대는 여전히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사업 초기부터 쉽지 않았다. 신창호 부산광역시 미래산업국장은 “우리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만으로써 관련 산업 생태계를 지원하고 코인 관련은 아예 못하게 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기, 범죄 등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입장이 이해는 간다”면서도 “건전한 코인 이코노미를 만들어내겠다는 게 우리의 초지일관의 자세였기에 금융당국 등과 잘 안 맞은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신 국장은 “결국 중앙정부와의 관계가 제대로 정립돼야 한다고 본다”며 “특구 사업 관련 논리가 잘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규제 자유특구로 선정된 이후 관련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의 부동산 집합투자 및 수익배분 서비스, 데이터 리워드 및 거래 서비스 등 추가 사업을 추진한다. 총 127억1천만원 사업비가 소요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분산ID 통합 서비스인 ‘비패스(BPASS)’를 신규 개시한다. 대표적으로 오는 9월, 이에 기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외에도 모바일 공무원증, 모바일 운전면허증, 모바일 가족사랑카드 등이 비패스 사례로 꼽힌다.

아울러 부산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내년 블록체인 산업지원 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다. 이 곳에서는 거래소 인증서 발급, 취약점 분석, 기술 검증 등 관련 업무를 지원하게 된다.

최은정 기자(ej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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