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가상자산 투자는 자기 책임 하에 해야 한다. 정부가 가격이 떨어진 것까지 보호해줄 수 없다.”

22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주관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공청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이러한 발언이 나온 의원들과의 질의응답을 1문 1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가상자산 투자 현싱이 과열되고 있다. 하루에 코스피보다 두 배 이상인 30조원이 가상화폐로 거래되고 있다. 그런데 가상화폐 관련법은 지난달 시행된 특금법이 유일하다. 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 의무 부과 외엔 없다. 투자자 보호는 미흡하다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냐?

은성수 금융위원장
저희끼리는(금융위원회에서는) 투자자냐, 거기에 참여한 사람이 투자자라는 데에서 생각이 다르다. 주식시장이나 자본시장은 투자자보호를 해야하는데 가상자산 하는 사람까지 투자자냐. 그림을 사고파는 사람까지 보호해야 하냐고 생각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가상자산을 은행 예치금처럼 활용하는 투자상품 많아졌다. 확인된 스테이킹 금액만 7000억원에 육박한다. 예를 들어 연이자 90%를 약속한 운용사가 손실 발생하면 투자자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말로 이를 규제할 근거가 없어서 라임이나 옵티머스같은 사고가 날 우려가 크다. 가상자산 투자가 과열 조짐을 보인지는 오래됐다. 정부 입장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이나 법정자산으로 볼 수 없다는 것뿐이다. 아이러니한 게 내년부터는 가상화폐 투자 수익을 과새한다. 가상자산은 규제 밖에 있는데 납세 의무는 있는 모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은성수 금융위원장
그림을 사고판다고 할때 양도차익이 있으면 세금을 내는 걸로 안다. 그림을 사고파는 것까지 정부가 보호해야 하냐? (가격이) 떨어지는 것까지 보호해줘야 하냐? 잘은 모르지만 기재부는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생각으로 세금을 걷는 것이라 본다. 저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자세히는 말 못하겠다. 언론의 비판이 있는 건 아는데 금융위 시각은 투기성이 강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한은 총재가 한 말처럼 내재가치가 없는 게 가상자산이라는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 불법자금이나 테러자금에 쓰이는 건 국가 전체적인 안보, 다른 나라와의 관계가 걸려있기 때문에 불법자금으로 쓰이는 건 (방관하면) 안 된다. 특금법으로 그 차원에서 규제하는 건 그 때문이다. 본인들이 투자해서 손실나는 건 정부가 보호할 수 없다. 정부가 계속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유념하는데도 광풍이 부는 건 걱정스럽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과세 대상은 있는데 투자자는 규제 밖에 있다. 정부는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이나 법정상품으로 인정도 안 하고, 투자자에 대한 보호는 근본적으로 금융위나 규제 당국이 고민해야 할 부분 아닌가?

은성수 금융위원장
무슨 취지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지는 알겠다. 그런 지적도 많다. 과연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들어갈 거냐, 방관할 거냐 고민을 안할 수는 없다. 어떤 식으로 하는 게 좋냐. 걱정되는 건 (가상자산이) 공식화되고 제도권에 들어와서 더 투기 열풍이 불면 어떡하냐 하는 고민도 있다.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가상자산 투자자들을 투자자로 볼 수 있느냐 의심을 제기했다. 투자자 보호에 대해 금융당국이 ‘손실까지 보호해줘야 하냐’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건 심히 유감이다. 현재 ICO를 금지한 이후에 해외 나가서 ICO하고 있고, ICO를 한 코인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건 사실이다. 주식시장보다도 몇 배 더 많이 거래되고 있다. 2030 젊은 투자자들이 모이고 있다.

물론 투기도 있다. 투기, 투자 경계는 애매하다. 국민들이 이렇게 많이 거래하는데 투자자라고 볼 수 없다는 건 아주 위험한 발언이다. 투자자보호는 투자 손실을 보전하라는 게 아니라 공시, 코인 발행 업체 의 기업 경영 사항을 알 수 있게 관련 규정을 당국이 만드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 보호해달라는 말에 ‘왜 우리가 원금 보전해야 되느냐’고 말한 건 심각한 오해를 살 수 있다.

그림이랑 비교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림은 매도자와 매수자가 분명한 소수로 이뤄지는 상대매매이다. 거래소 중심 코인 거래는 불특정 다수인 수천명이 경쟁 매매하는 것이다. 금융위원장으로써 심각한 인식의 문제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가상자산 거래에 대해, 금융당국이 이렇게밖에 보지 못하는 것은 안이한 자세이다. 현장에서 돌아가는 엄청난 금액의 거래에 대해서 너무나 손놓고 있지 않느냐하는 생각을 국민들이 하게 될 것이다. 답변한 것에 대해 해명해달라.

은성수 금융위원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가고 국민들이 많이 투자한다고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길로 가면 잘못된 길로 간다고 분명히 얘기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루이 20% 올라가는 자산을 보호해줘야 된다고 하면 그쪽으로 더 가게 한다고 확신한다. 어른들이 얘기해줘야 한다. 그 다음에 투자자보호냐, 투기자냐 예민하게 반응한 이유는 투자자라는 전제를 하니까 투자자보호를 한다는 개념이 나오기 때문에 정부의 의무냐 하는 것에 한 번 문제제기 한 것이다.

이게 자산에 들어간다고 다 보호해줘야 하냐? 정부가 다 챙겨줄 수 없다. 자기 책임 하에 하는 거다. 유가증권이랑 무슨 차이나냐 질문하면 유가증권은 자본시장법에 의해서 기업이 돌아가는 것에 대한 공시 의무가 있다. 그런데 (가상자산은) 있지도 않고 어디있지도 모르는 실체도 모르는 그걸 누가 공시해주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하루에 거래대금이 17조라는데 실체도 확인이 안 된다. 농담으로 하는 얘긴데 도박판 판돈이 10만원이고 5명이서 한다고 (가정해보자) 판돈은 50만인데 밤새하면 곱하기를 해서 (17조가 된건데) 정말 17조가 흘러간건지 아니면 조금씩 손바꿈을 해서 합친 걸 17조라고 한건지 모르겠다. 제가 걱정한 부분은 정부가 국민들을 무시하거나 국민들을 내팽겨쳤다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가 일관되게 얘기하는 건 가상자산이 인정할 수 없는 화폐란 것이다. 이 부분에서 좀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가격이 너무 급변동하니까 위험하다. 특금법으로 취급 업체 등록을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등록한 업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200개 정도 있는 거래소가 등록이 안 되면 다 폐쇄될 수 있다. 투자, 투기하는 사람들도 자기 거래소가 어떻게 되는지 알고 (투자해야 한다) 9월에 갑자기 폐쇄되면 정부가 지금까지 보고 안해줬느냐 하는 부분이 있어 언론에 일주일에 한번씩 당신이 쓰는 거래소가 폐쇄될 수 있으니 꼭 확인하고 자기 책임 하에 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왜 은행에 폐 끼치냐? 거래소에 폐 끼치냐?’라고 말하면 정부는 그런 말을 확실히 할 수 밖에 없다. 그림 얘기는 예를 쉽게 하기 위해서 든 것이다. 왜 가상자산에 세금을 왜 물리냐는 질문을 해서 설명한 것이다. 등가로 본 것이 아니다. 결국은 (가상자산이) 마지막에 금융 사이드로 오기 때문에 금융시스템이 불완전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저희 입장에서는 열기를 줄이고 싶어서 과격하게 말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돼 거래를 경고하고 나중에 여러분 자산이 잘못될 수 있다고 하는 것에는 찬성한다. 그런데 (금융위원장이) 거래 대금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있다. 금융위원장이 할 수 있는 얘기인가? 그런 인식을 얘기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손해를 장려하는 게 아니라 엄연히 국민들이 많이 모여서 거래하고 있고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금융위에서는 위험하다, 우린 금지했다 나몰라라하는 인식이 잘못됐다.

진짜 거래대금인지, 이중, 삼중, 사중, 오중 계산돼서 마치 시장이 활성화된 것처럼 보이게 왜곡하는건지. 이걸 금융위원장이 모른다는 건 심각한 것 아닌가? 그걸 여쭈는 것이다. 시장에서 어떤 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코인이고, 어떤 건 정체가 불확실하다. 나름대로 투자자에게 팩트를 전달해줄 역할을 금융위가 해야지, ICO를 금지했으니 우리가 나몰라라 할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