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4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인내심을 강조하면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해 최근 금리 오름세에 민감해진 시장을 달래는 데 실패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장중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가 장 후반 낙폭을 다소 줄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5.95포인트(1.11%) 내린 3만924.14에 마감했다. 장중 다우지수는 600포인트가량으로 낙폭을 늘리기도 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1.25포인트(1.34%) 하락한 3768.47에 마쳤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74.28포인트(2.11%) 내린 1만2723.47로 집계됐다.

이날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입’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파월 의장은 “우리는 경제가 재개방되고 바라건대 경기도 개선될 것을 기대한다”면서 “이것은 일부 물가 상승 압력을 형성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현재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적절하고 통화정책과 관련해 인내심을 강조했지만, 시장은 파월 의장의 입에서 나온 물가 상승 압력이라는 단어에 집중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국제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를 1.5%를 뚫고 올랐으며 상승하던 주요 지수는 모두 하락 전환했다.

밸류에이션이 취약한 기술주는 두드러진 약세를 이어갔다. 나스닥 지수는 가까스로 종가 기준 조정 국면 진입을 피했다.

이날 애플은 1.58% 내렸으며 테슬라도 4.86%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0.36% 하락했으며 페이팔은 6%대의 약세를 보였다. 다만 페이스북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상승 마감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스콧 브라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시장은 장기 금리의 상승을 우려하고 있었고 연준 의장은 연설에서 이러한 금리 상승에 대응하지 않았으며 시장은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라고 진단했다.

바이털 널리지의 애덤 크리저풀리 창업자는 보고서에서 “그가(파월 의장이) 투자자들이 바라던 안심 멘트를 하는 데 실패해 작은 악재가 됐다”라면서 “수익률 상승이 과도하다고 판단했을 때 연준이 어떤 행동에 나설 수 있는지에 대해 분명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투자 책임자(CIO)는 블룸버그통신에 “우리는 다시 한번 시장이 연준으로부터 통화정책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장기 금리는 파월이 매우 비둘기파적이었기 때문에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크바 CIO는 “시장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직면했는데 그들이 더욱 비둘기파적으로 대응한다면 우리는 금융 여건이 더욱 긴축되는 것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74만5000건으로 전주보다 9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내일 오전 8시 30분 노동부가 공개하는 2월 고용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는 전날보다 6.67% 오른 28.4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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