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한국은 CBDC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한국은행이 기관 대상 거액결제용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분산원장기술 생태계와 전자금융의 미래’라는 주제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9년 한국은행 전자금융 세미나의 패널 토의에서 윤성관 한국은행 전자금융조사팀 팀장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경제 효율성 측면을 고려해, 한국은행은 소비자 대상이 아닌 기관(wholesale) 대상의 CBDC 쪽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현재 싱가포르 통화청이나 캐나다 중앙은행, 홍콩 통화청 등 해외 중앙은행들이 거액결제용 CBDC에 대한 개념증명(PoC)을 활발히 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쫓아 한국은행도 관련 기술과 작동 원리를 공부하고 있고, 개념증명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줄곧 ‘한국은 CBDC 발행이 필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10월 ‘2019 지급결제제도 컨퍼런스’에서도 홍경식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은 “한국은 지급 결제 인프라가 선진적이고, 다양한 지급수단이 발달한 상태여서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한은이 CBDC 관련 연구원 채용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한은도 CBDC 발행에 대한 시각이 바뀐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한은은 ‘2020년도 한국은행 박사급 연구인력 채용 안내’ 공고를 통해 ‘지급 결제 분야의 디지털 혁신 연구’ 전문가를 1명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전문가는 금융결제국에서 디지털 화폐 및 암호자산과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지급 결제 시스템 관련 연구를 진행한다.

이날 세미나에서도 윤성관 팀장은 “당장 CBDC를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향후 종이지폐가 사라지는 세상이 언젠가는 올 텐데, 이때는 중앙은행이 나서야 할 것”이라며 “이처럼 현금이 사라지는 미래 세상에서 금융 안정성을 고려했을 때, 개인적으로 CBDC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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