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해외에 이어 국내에도 디파이(De-Fi) 서비스가 본격 출시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는 자회사 DXM을 통해 암호화폐 보상 및 대차 서비스를 내놨다.

디파이(De-Fi)는 ‘탈중앙화된 금융(Decentralized Finance)’의 준말이다. 송금부터 결제, 대출, 금융상품 등 기존 금융 산업의 전유물이었던 것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로 이뤄지는 생태계다.

특히 해외에서 먼저 등장한 암호화폐 담보 대출은 최근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블록체인 전문 리서치 업체 겸 미디어 롱해시(LongHash)에 따르면 암호화폐 관련 대출 통계 사이트 론스캔(LoanScan) 기준, 최근 4개월간 암호화폐 대출은 약 2억5700만달러로, 직전 16개월간 대출액(약 2억8400만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실제 지난 1년간 해외에서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를 지원하는 지갑 업체들이 큰 성장을 보여줬다”며 “특히 암호화폐 하락 시기에도 암호화폐를 팔지않고 담보로 잡아 스테이블 코인을 빌리는 수요들이 해외에서 많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암호화폐 관련 대출 서비스에 관심이 늘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플랫폼 ‘아이콘’ 기반의 벨릭(Velic)은 비트코인을 맡기고 미국 달러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대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국내 거래소 캐셔레스트는 지난달 P2P(개인 간 거래) 암호화폐 랜딩 중개 서비스 ‘코인리스’를 출시했다.

해외 블록체인 기반 대출 프로젝트 한 관계자는 “랜딩 서비스나 마진거래 등은 일찌감치 해외 거래소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해온 금융 서비스”라며 “이러한 시장성을 보고 한국에서도 지난 상반기 이후부터 크립토 금융 서비스를 하는 업체가 늘기 시작했고, 대부업체로 등록한 랜딩 서비스 관련 업체만 일곱여개 정도”라고 말했다.

◆ 두나무 DXM 핵심도 ‘디파이’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의 자회사 DXM도 ‘디파이’가 핵심이다. 최근 공개된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DXM을 ‘금융을 위한 블록체인(Blockchain for Finance)’라고 표현돼 있다. DXM은 탈중앙화 거래소를 운영했던 홍이영 전 올비트 대표가 맡고 있다.

DXM의 주요 사업 영역은 ▲디파이 프로토콜 개발 ▲디지털 자산 보호 ▲디지털 자산 관리 등이다. 세부적 사업은 월렛, 에스크로, 서비스형 스테이킹(Staking as a service·SAAS), C2C(소비자 간 상거래)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등이다.

이중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서비스는 ‘디바인 프로토콜’과 이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보상지갑 ‘트리니토(Trinito)’다. 디바인 프로토콜은 서로 다른 퍼블릭 블록체인들을 연결하기 위한 기술인 인터체인 프로젝트 오르빗 체인(Orbit Chain) 기반 기술이다. 다양한 암호화폐를 예치하고 보상받고, 예치한 담보로 다른 암호화폐를 대차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 트리니토의 보상·대차 서비스 <출처 = 트리니토 홈페이지>

트리니토 지갑의 특징은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해당 암호화폐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보관한 암호화폐를 담보로 다른 암호화폐를 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보유자산 평가액의 70%까지 다른 암호화폐 대차가 가능하다. 다만 입금 보상은 대차비용으로 얻어진 수익의 85%를 예치자들이 균등하게 받도록 자동으로 결정되는데,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라 입금 보상이 소량 발생하고 있다.

업계는 트리니토가 업비트 이용자를 잠재적 수요층으로 고려할 것이고, 앞으로 거래소 연동을 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두나무 관계자는 “현재는 업비트 연동 방안은 없다”며 “트리니토는 일단 디지털 자산 관리 툴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DXM 관련 업계는 거래소의 국내 규제 틀 내에서 사업 다각화를 위한 과정이라는 시각이 다수다. 특히 암호화폐 산업이 ‘금융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암호화폐 관련 장기적·안정적 금융 상품이 나와야 하고, 특히 ‘디파이’라는 글로벌 암호화폐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실제 우리 거래소 또한 검토하고 있는 서비스 중 하나”라며 “지금까지는 거래소 간 수수료 싸움으로 ‘거래’를 유도하는 점에 초점을 맞췄는데, 앞으로는 크립토 산업이 금융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좀더 안정적인 금융 상품 등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장기적인 수익 모델로 봤을 때, 은행이나 증권사 비즈니스를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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