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박현재] AI 시대 데이터 권한과 디지털 자율성의 중요성을 역설한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안나 카즐라우스카스(Anna Kazlauskas) 바나(Vana) 공동창업자이자 오픈데이터랩스(Open Data Labs) CEO는 4월25일 열린 토론 방송 ‘Making Waves’에서 “AI를 위한 핵심 자원인 데이터를 개인이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디지털 공간에서도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
안나는 “물리적 세계에서 내 집, 내 자동차를 내가 소유하듯, 디지털 공간에서도 데이터는 개인의 자산”이라며 “데이터를 단순 보관하는 플랫폼에 맡기는 구조가 아니라, 활용과 통제를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개인이 AI 훈련에 참여하고, 그 결과로 생성된 AI에 대한 일정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몇 년 전 내가 인터넷에 남긴 글과 정보가 지금 AI를 더 똑똑하게 만든다”며 “AI는 집단 지식으로 성장하는 만큼, 이에 기여한 개인도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바나, ‘데이터 협동조합’ 모델 실험 중
바나는 개인이 직접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해 AI를 훈련시키고, 그 소유권과 수익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안나는 이 구조를 ‘데이터 노동조합’ 혹은 ‘데이터 협동조합’이라 부르며, 현재 △레딧 △테슬라 △아마존 관련 사용자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Collective’라는 AI 모델 시리즈를 개발 중이다. 첫 번째 모델에는 현재까지 약 100만 명이 데이터를 제공했다”며 “비록 초기 모델은 성능 면에서 최고는 아닐 수 있지만, 점차 사용자 기반을 확대해 최고의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나는 현재의 AI 산업 구조가 기업 중심으로 과도하게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화된 대형 AI 모델이 사회의 정보 흐름을 장악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이용자 개개인이 데이터 주권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인터넷 질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사용자가 아닌, ‘개인’이 디지털 공간에서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술은 사람의 선택권을 확장하기 위한 도구가 되어야지, 사람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AI 시대의 기회…“진짜 대안은 집단 행동”
마지막으로 그는 “AI 산업은 이제 데이터 부족의 벽, 이른바 ‘데이터 월(Data Wall)’에 부딪히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데이터의 원천인 개인이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진단했다.
안나는 “100명이 데이터를 모아 1개의 AI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1억 명이 모여 최고의 AI를 만들고 그 혜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세상이 가능하다”며 “이제는 기술이 아닌 구조를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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