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예윤 인턴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배팅이 세계 최대 블록체인 기반 배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한때 84%까지 치솟았던 탄핵 가능성은 심판 기간이 길어지면서 최근 급락해 28% 수준으로 떨어졌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가 탄핵 선고 기일을 지정하지 않으면서, 심판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온체인 기반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서 ‘윤 대통령의 4월 전 하야 또는 탄핵 가능성’은 28%로 떨어졌다. 하루 만에 40%포인트 넘게 하락한 것이다. 반면, 배팅 규모는 1900만달러(약 279억원)를 넘어섰다. 탄핵이 어려울 것이라 보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해당 배팅은 지난해 12월3일 계엄 직후 “윤 대통령이 4월 전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인가”를 주제로 개설됐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배팅이 등장한 것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8년 만이다.
국내에서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스포츠 토토를 제외한 모든 배팅 사이트가 불법이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는 해외 사이트라는 이유로 폴리마켓을 합법으로 오인하고 베팅에 참여하고 있다. 홍푸른 디센트 대표 변호사는 “해외 사이트를 통한 배팅도 형법상 도박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불법 배팅 업체들은 단속을 피하고자 우회 배팅을 활용하고 있다. 추천인 코드로 회원 가입을 제한하고 해외 사설 사이트를 통해 디지털 자산 배팅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는 우회 배팅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윤희 법무법인 와이케이 변호사는 “불법 배팅 이용자는 범죄대상이 되기 쉽다”며 “불법 도박죄에 해당돼 사기 피해를 입어도 구제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사이트 개설하고 우회적으로 이용자를 유인하는 행위 역시 도박공간 개설죄에 해당돼 처벌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탄핵 예측을 두고 정치적 사안을 희화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가적 혼란을 사행성 콘텐츠로 소비하며 도박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달 페이스북에 이석연 전 법제처장에 “탄핵 인용·기각을 두고 내기하자”며 “패배 시 일정 금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겠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한편, 태국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정치 사행화의 문제를 인식하고 폴리마켓 접속을 차단했다. 미국도 선거 결과를 대상으로 한 배팅의 위험성을 고려해 한때 이를 금지했다가 최근 일부만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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