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7개월 넘게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이 전비 지출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재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총 600억셰켈(약 22조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기준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7.0%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연간 부족액에 대한 기존 추정치 6.6%를 이미 뛰어넘은 것이다.

이스라엘의 올해 1∼4월 재정지출은 전년동기대비 약 36% 증가했으며, 지출액의 3분의 2가량이 국방 부문에 쓰였다. 반면 같은 기간 세입은 세수가 줄며 2.2% 감소했다.

재무부는 “유월절 연휴 때문에 4∼5월 일시적으로 세금 납부가 지연되면서 세수 결손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전쟁 비용이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총 2천550억셰켈(93조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전쟁으로 이스라엘은 금세기 들어 가장 대규모의 적자 예산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늘어난 재정 지출을 충당하고자 GDP 1.1%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다. 내년부터는 부가가치세율도 17%에서 18%로 인상해 세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국채 발행으로 전쟁 비용을 조달하는 형편이다. 작년 10월부터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조달한 금액은 2066억셰켈(약 75조9천억원)이다. 전쟁 발발 이후 월평균 국채 판매액이 3배 정도로 늘었다.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정학적 불안’을 이유로 이스라엘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낮추고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다른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지난 2월 하마스와 전쟁을 이유로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 단계 내린 바 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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