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가 한국으로 송환을 결정한 몬테네그로 법원의 영문 결정문을 아직 받지 못해 항소 기한이 연기됐다고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권씨의 몬테네그로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마리야 라둘로비치 변호사는 전날 보리스 사비치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장에게 권씨가 영문으로 된 결정문을 조속히 받을 수 있도록 긴급 조치를 요청했다.

권씨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인 영어로 된 결정문을 조속히 송달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앞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 7일 권씨에 대한 미국 인도 결정을 뒤집고 한국으로 송환을 결정했다. 항소 기간은 권씨 또는 그의 변호인이 번역된 결정문을 받은 날로부터 사흘간이다.

몬테네그로어에서 영어로 번역된 판결문 전달이 지체되면서 항소 기한도 순연된 셈이다.

권씨 측이 영문 판결문을 재촉한 것은 항소 기한이 지나야 고등법원의 한국 송환 결정이 최종 확정되기 때문이라고 비예스티는 전했다. 권씨 측이 한국보다 중형이 예상되는 미국으로 인도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그간 치열하게 법적 다툼을 이어온 점에서 항소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미국이 권씨의 인도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권씨 측은 미국은 결정을 바꿀 기회나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권씨는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한 채 UAE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권씨의 형기는 오는 23일 만료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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